기술배경

국내 원전에서 발생하는 각종 손상은 원전의 안전성 및 건전성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따라서, 손상이 발생할 경우 원인을 규명하고, 더 나아가 손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 대처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원전에서 발생하는 파단 사고의 많은 경우가 재료적인 문제에서 발생한다. 예를 들어, 적절치 못한 열처리를 수행한 재료나 이종금속을 연결하는 용접부의 과도한 잔류응력이 인가되면 사용재료가 예상 수명보다 훨씬 빠른 시점에서 균열이나 파단 사고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사고가 일어났을 경우 사고 원인을 분석하고, 또한 근본적으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신재료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재료의 특성을 파악해야 하며 이는 미세조직 분석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러한 점에서, 원전에서 사용되는 재료에 대한 미세조직 분석 기술은 원전의 안전성과 건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필수적인 사항이다.

국내 원전에서 사용되는 재료는 매우 다양하지만, 증기발생기 전열관과 원자로 내부의 제어봉구동장치 (CRDM) 노즐 재료로는 대부분 니켈기 합금을 사용하고 있다. 증기발생기 전열관이나 CRDM 노즐에 손상이 발생하면 방사능을 함유한 1차측 수용액이 외부로 누출될 수 있기 때문에 손상 분석 및 억제에 대한 연구는 필수적이다. 원전 1차측에서 발생하는 손상은 고온 고압의 1차수 조건에서 응력이 인가되어 일어나는 응력부식균열 (PWSCC)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PWSCC 발생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방지할 수 있는 고내식성 재료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재료 자체에 대한 미세조직 분석 뿐 아니라 손상이 발생한 부위, 특히 균열 선단에서의 조성 및 화학적 변화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균열 선단에 대한 시편은 일반적인 시편 제작 방법으로는 할 수 없고, 이온밀링이나 집속이온빔 (FIB) 방법으로 제작한다. 부식연구팀에서는 2007년부터 니켈기 합금에서 PWSCC가 발생한 재료를 대상으로 FIB 방법으로 시편을 제작하여 분석함으로써 PWSCC 발생원인 규명 및 억제에 대한 연구를 추진 중이다.

연구방법 및 진행 경과

니켈기 합금 Alloy 600와 Alloy 690 미세조직 분석

지금까지 국내 원전의 증기발생기 및 CRDM 노즐 재료로는 Alloy 600이 사용되어 왔다. Alloy 600은 Cr 함량이 약 16 wt%로 고온 환경에서 내식성이 매우 우수하지만, 응력이 인가된 원전 1차측 환경에서 PWSCC를 포함한 각종 SCC가 발생하여 원전의 안전성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최근에는 Cr 함량을 약 30 wt%까지 높인 Alloy 690으로 대체되고 있는 추세이다. 부식연구팀에서는 PWSCC 저항성을 평가하기 위한 연구의 일환으로 1990년부터 두 재료에 대한 미세조직 분석을 꾸준히 해 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원자로 압력용기 상/하부에 설치된 CRDM 노즐과 그 주위 용접부에 대한 미세조직 분석을 수행하고 있다. 두 재료에서 PWSCC 저항성은 Cr을 포함한 재료의 조성, 입계 크롬탄화물 석출 정도 및 분포 양상, 평균 결정립 크기, 냉간 가공 정도 등에 크게 영향을 받는 데, 이러한 미세조직 차이에 의한 PWSCC 저항성 변화를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그림 1(a)는 고리 1호기에서 CRDM 노즐재료로 사용되고 있는 Alloy 600의 미세조직 사진이며, 그림 1(b)는 1990년도 초반에 Alloy 690으로 대체된 고리1호기 증기발생기 전열관 재료의 미세조직 사진으로써, 두 재료 모두 결정립계를 따라 잘 발달한 입계 크롬탄화물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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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고리1호기의 (a) CRDM 노즐 (Alloy 600)과 (b) 증기발생기 전열관 (Alloy 690)의 미세조직 사진

니켈기 합금에서 발생한 PWSCC 손상에 대한 미세조직 분석 기술

원전 1차측 환경을 모사한 PWSCC 실험 설비를 2001년도 구축하여 지금까지 계속 니켈기 합금에 대한 PWSCC 실험을 수행해 오고 있다. PWSCC 시험 설비는 (1) 용존 수소 및 용존 산소 등 수화학을 제어하기 위한 Water Loop System 부분과 (2) 고온 고압 분위기에서 응력을 인가하여 시험을 할 수 있도록 제작된 SSRT (Slow Strain Rate Tester), 그리고 (3) 각종 실험 데이터를 수집하고 처리하는 Data Acquisition System으로 나뉜다. PWSCC 실험 장치를 이용하여 PWSCC에 취약한 Alloy 600에 대해 미세조직학적 관첨에서 연구를 해오고 있으며, 최근 연구 결과를 국내외적으로 발표하였다. 그림 2(a)는 PWSCC 균열 선단의 TEM image이며 그림 (b)는 균열 선단 앞부분의 TEM image인데, 미세조직 및 성분 분석을 통해 결정립계를 따라 재료 내부로 확산된 산소에 의해 결정립계가 취약해져 PWSCC가 발생한다는 이론을 일부 확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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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Alloy 600에서 발생한 PWSCC의 (a) 균열선단과 (b) 균열선단 앞부분의 TEM images

PWSCC 손상 원인 규명을 통한 현장 지원

연구를 통해 얻어진 미세조직 분석 기술을 이용하여 2000년 대 이후, 국내 원전에서 발생한 각종 균열 손상, 특히 PWSCC 손상이 발생한 원인을 규명함으로써, 원전 재료의 체계적 운영 및 관리에 많은 도움을 제공하였다. 그림 3은 한 예로, 국내 원전의 원자로 내부에서 발생한 Alloy 600 균열 손상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미세조직 분석으로부터, 사용된 Alloy 600이 균열 발생에 민감한 재료일 뿐 아니라, 용접부 주위에서 용접에 의한 잔류응력이 인가되어 PWSCC에 취약한 조건을 형성하였고, 장기간의 가동에 의해 PWSCC가 발생하였음을 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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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국내 원전에서 발생한 PWSCC 손상의 미세조직 분석 결과

기술 요약

국내 원전에서 사용 중인 주요 니켈기 합금인 Alloy 600과 Alloy 690 및 이와 관련된 이종금속 용접부에 대한 미세조직 분석 기술을 통해 미세조직 특성을 규명하였다. 미세조직 특성이 PWSCC 저항성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하여 원전 1차측 환경을 모사한 PWSCC 실험 설비를 제작하였으며, 이를 이용하여 PWSCC 발생 원인 규명 및 억제 기술을 개발 중이다. 또한 구축된 미세조직 분석 기술을 이용하여 원전에서 실제로 발생한 각종 균열 손상에 대한 원인을 규명함으로써 원전의 안전성 및 신뢰성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을 제공할 수 있다.

성과 및 활용

원전 재료에 대한 미세조직 분석 기술 개발을 통해, 원자력 발전소에 주로 사용되고 있는 니켈기 합금 재료의 손상 기구를 이해함으로써, 사고를 방지하고 발생하는 사고를 조기에 수습할 수 있다. 또한 손상이 발생하였을 경우, 이를 일으킨 원인을 규명을 할 수 있다. 향후 본 기술을 더욱 확장하여 PWSCC 저항성이 큰 재료를 개발하는 데에도 큰 도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관련 문헌

  1. 임연수외, “Microscopic investigation of sensitized Ni-base Alloy 600 after laser surface melting, Met. Mater. Trans. A, 28A, p. 1223-1231 (1997)
  2. 임연수외, “Influence of laser surface melting on the susceptibility to intergranular corrosion of sensitized Alloy 600, Corrosion Science, 43, p. 1321-1335 (2001)
  3. 임연수외, “The effect of grain boundary misorientation on the intergranular M23C6 carbide precipitation in thermally treated Alloy 690, J. Nuclear Materials, 335, p. 108-114 (2004)
  4. 임연수외, “Microscopic examination of an Alloy 600/182 weld, Materials Characterization, 60, p. 1496-1506 (2009)
  5. 임연수외, “Microstructural characterization on intergranular stress corrosion cracking of Alloy 600 in PWR primary water environment, J. Nuclear Materials, 440, p. 46-54 (2013)
Document ID: d20140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