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원자력 에너지와 원자로 개요

원자력에너지는 전술한 바와 같이 핵분열에너지와 핵융합에너지로 대별된다. 즉, 핵분열 반응이나 핵융합 반응으로부터 얻은 에너지를 열(heat), 기계적 일(mechanical work) 또는 전기(electricity) 등으로 전환시킨 에너지를 원자력에너지(nuclear energy)라고 할 수 있다.

원자로(reactor or nuclear reactor)는 핵분열 또는 핵융합 반응을 제어된 상태로 일으키는 장치로, 핵분열로(fission reactor)와 핵융합로(fusion reactor)로 대별된다. 원자로를 이용하여 에너지를 생성하고 이로부터 전기를 생산하는 시설을 원자력발전소(nuclear power plant, NPP, 종종 줄여서 원전)라고 한다. 현재 핵융합로는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으므로 원자로, 원자력발전소라고 하면 핵분열과 관련된 좁은 의미로 주로 사용된다.

원자로는 원자로 내의 핵반응에 의한 핵분열 연쇄반응을 안전하게 제어, 조절하고 발생한 에너지를 유효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야 한다. 또한 방사능을 가진 핵분열생성물 및 방사화된 물질의 외부 누출을 엄격히 차단하여 환경이 오염되는 것을 방지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원자로는 냉각재, 감속재, 제어재 등 여러 구성물질로 이루어진다.

1개 우라늄(235U) 원자핵의 핵분열반응에서는 2-3개의 핵분열 중성자가 생기며. 이들중 1개의 중성자가 또 다른 핵분열을 일으킨다면 원자로 내의 핵분열 반응률과 에너지생성률은 일정하게 유지될 것이다. 즉, 중성자 생성과 소멸이 서로 균형을 갖는 상태를임계(critical)상태라고 한다. 만약 1개 이상의 중성자가 또 다른 핵분열을 일으킨다면 핵분열률은 시간에 따라 증가할 것이고, 이를 초임계(supercritical) 상태라 하고, 반대로 핵분열률이 시간에 따라 감소하는 경우는 미임계(subcritical) 상태라고 한다. 실제원자로에서는 생성된 중성자의 일부는 노심 밖으로 유출되거나 핵연료 이외의 물질에 흡수되어 없어지기도 한다. 또한 핵연료에 흡수된 중성자도 모두 핵분열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고 일부는 핵연료에 그대로 포획되어 다른 핵종으로 변환시키기도 한다. 한편, 시간에 따라 출력변화를 나타내는 용어로 반응도(reactivity)가 있으며, 반응도가0이면 임계 상태, 0보다 크면 초임계 상태, 반대는 미임계 상태이다.

핵분열 반응에 대한 정량적인 척도로는 전술한 중성자 반응 단면적(neutron cross section)이 사용된다. 이는 임의의 원자핵이 중성자와 반응할 확률을 나타낸다. 또한, 중성자와 원자핵의 반응은, 전술한 바와 같이, 산란반응과 흡수반응으로 대별되고, 원자로에서 중요한 흡수반응은 중성자를 흡수하여 불안정해진 원자핵의 거동에 따라 핵분열 반응과 포획(capture)반응으로 구분된다. 포획반응에서는 원자핵이 중성자를 포획한 후 감마선, 양성자, 알파입자 등을 방출한다. 주로 열중성자와 원자핵 사이에서 일어나며 (n, γ), (n, P), (n, a) 반응과 같이 다만 핵을 들뜨게 하는 반응이다.

중성자는 갖고 있는 에너지 레벨에 따라 흔히 몇 가지로 구분한다. 운동에너지가100 keV 이상을 고속중성자(fast neutron), 1 eV 이하를 열중성자(thermal neutron),그 사이를 중속중성자(intermediate neutron)라 부른다. 열중성자의 평균에너지는 0.04 eV 이하이다. 핵분열 시 방출되는 핵분열 중성자는 평균 에너지가 2 MeV인 고속중성자이며, 20,000 km/s 정도의 매우 빠른 속도로 움직인다. 이들은 다른 원자핵과 탄성충돌을 되풀이 하면 점점 에너지를 잃고 속도도 늦어진다. 충분히 느려진 중성자를 열중성자라고 한다. 열중성자라는 것은 뜨거운 중성자라는 의미가 아니고 속도가 느린중성자(slow neutron)를 의미한다. 느리다고 하더라도 열중성자의 평균속도는 약 2.2km/s 정도로 음속의 7배에 이른다.

235U 239Pu 등 핵분열성 핵종의 핵분열 단면적은 열중성자 영역에서 매우 높고. 이영역에서는 중성자의 속도가 낮아질수록 핵분열 단면적이 거의 반비례로 증가한다. 그림 1은 우라늄, 토륨, 플루토늄에서의 중성자 에너지에 따른 핵분열 단면적을 보여준다. 또한 표 1은 열중성자와 고속중성자에 대한 주요 핵연료 핵종의 핵특성을 요약하여 보여준다. 이미 보았듯이 원자로에서 중요한 것은 열중성자이며 재료의 조사손상 등에서는 고속중성자가 주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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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중성자 에너지에 따른 U, Th, Pu에서의 핵분열 단면적

표 1. 열중성자, 고속중성자에 대한 주요 핵연료 핵종의 핵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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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로에서 핵분열성 핵종인 235U가 0.72%에 불과한 천연 우라늄을 사용할 경우 임계상태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핵분열 연쇄반응을 위해서는 중성자의 손실을 최소화하고핵분열 확률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중성자 에너지를 열중성자 영역으로 낮춰 핵분열 단면적을 높이거나, 핵연료 중에서 핵분열성 핵종의 비율을 높이는 방법이 주로 이용된다. 중성자의 속도를 늦추기 위한 감속재(moderator)를 사용하여 핵분열 중성자를 고속에서 열중성자로 변화시키고 열중성자들이 주로 핵분열에 기여하도록 한 것이 열중성자로(thermal reactor)이다. 이 경우, 핵분열 단면적이 매우 커지므로, 감속재의 종류에 따라서는 천연 우라늄을 사용하기도 하고 (후술하는 중수로), 핵분열성 235U의 비율을 약간만 높여 (후술하는 경수로) 임계상태를 달성하기도 한다. 반면, 감속재를 사용하지 않고 고속중성자에 의한 핵분열을 주로 이용하는 고속로(fast reactor) 또는 고속증식로(fast breeder reactor)도 있다. 고속로에서는 핵분열성핵종(235U, 239Pu)의 비율이 높고 양도 많아야 임계상태를 이룰 수 있다. 이는, 고속중성자에 대하여 핵연료의 핵분열 단면적이 작을 뿐만 아니라, 빠른 속도의 고속중성자가 원자로 밖으로 누출될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2. 원자로의 구성과 종류

2.1. 원자로의 구성

원자로는 핵분열 반응을 원하는 속도로 안전하게 제어, 조절하고, 발생한 에너지를 유효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여러 구성물질로 이루어진다. 그림 2는 원자로를 구성하는 주요 부분을 도식적으로 보여준다. 중앙에 연료가 배치되어 있고 주위에 감속재가있는 노심(core)부가 있다. 이곳이 연쇄반응이 일어나는 부분이다. 그 바깥으로 중성자누설 방지를 위한 반사체가 있으며, 가장 바깥 측은 방사선차폐를 위한 차폐체가 있다. 원자로에서 발생한 열을 밖으로 빼내기 위한 냉각계통이 이들을 관통하여 설치되어 있고, 중성자 흡수체로 만든 제어봉이 노의 위쪽 또는 아래쪽에 설치된다. 주요 구성물질을 간략히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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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원자로의 기본 모형

(1) 핵연료(fuel or nuclear fuel)

원자로 내에서 핵분열 반응이 연쇄적, 지속적으로 일어나기 위해서는 임계질량 이상의 핵분열성 물질이 원자로 내에 존재하여야 한다. 핵연료로는 핵분열성 핵종이 포함된 우라늄(U), 플루토늄(Pu), 토륨(Th) 등이 주로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상업용 원자로(상용로라고도 함)에서는 천연우라늄(U-235 0.71% 함유)과 저농축우라늄(U-235 2-5%함유)을 주로 사용한다. U-238은 직접 핵분열 반응을 일으키지는 못하지만, 원자로 내에서 중성자를 흡수하여 Pu-239로 바뀌고, 이 Pu-239가 핵분열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핵연료로 사용된다. U238과 같이 그 자체는 핵분열성 물질이 아니지만 원자로에서변환하면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물질을 핵원료성물질(fertile material)이라고 한다. 핵연료는 금속연료, 합금연료, 세라믹, 서멧 등 혼합연료 등 다양하고 원자로 종류에 따라 농축도 등이 다른 연료를 사용한다. 이 중 가장 널리 사용하는 것은 산화우라늄(UO2)과 혼합산화물인 (U, Pu)O2 이다. 낮은 온도에서 운전되는 연구용 원자로에서는U-Al, U-Zr, U-Mo 등 합금연료도 많이 사용된다. 핵연료는 우수한 핵적 특성을 지녀야 함은 물론, 높은 열전도도, 방사선조사에 대한 안정성, 냉각재 등에 대한 화학적 안정성, 물리, 화학, 재료, 기계적 특성이 우수하여야 한다.

(2) 감속재(moderator)

감속재는 핵분열 반응에서 생성된 평균 약 2 MeV의 에너지를 가지는 고속중성자의 속도를, 핵분열성 핵종과 보다 쉽게 반응하도록 0.1 eV 이하의 열중성자로 감속시키는 역할을 한다. 고속중성자는 감속재의 구성핵과 탄성산란 또는 비탄성산란 반응에 의하여 감속되고 열중성자로 변한다. 중성자 산란단면적이 크고 가벼운 물질일수록 좋다. 경수(H2O) 또는 중수(D2O)의 물, 흑연(graphite, C), 산화베릴륨(BeO) 등 가벼운 원자핵으로 구성되면서 화학적으로 안정한 물질들이 주로 이용된다.

(3) 냉각재(coolant)

냉각재는 핵분열 반응에 의해 생긴 에너지를 이용하기 위하여 핵연료로부터 에너지를 전달 받아 이를 2차 계통으로 전달해 주는 열매체이다. 또한 핵연료의 과열을 방지하는 역할도 한다. 냉각재의 요건으로는, 우수한 열전달 특성, 낮은 중성자 흡수단면적, 다른 원자로 구성 재료와 화학적 안정성(내식성 등), 방사선조사 안정성, 경제성, 취급 용이성 등을 들 수 있다. 경수와 중수의 물(H2O, D2O), 헬륨(He), 이산화탄소(CO2) 소듐 또는 나트륨(Na), 납-비스무스(Pb-Bi) 등 액체금속 등이 원자로의 특성에 맞게 사용된다.

(4) 제어재(control (absorber) material)

제어재 또는 반응도 제어물질은 원자로를 안전하고 연속적으로 운전하기 위하여 원자로 내의 중성자를 흡수하도록 넣거나 빼면서 핵반응률을 조절해 주는 물질이다. 즉, 원자로 내의 열중성자를 흡수하여 연쇄반응을 제어하고, 원자로 내의 중성자수를 적절히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이에는 제어봉(control rod) 가연성 독물질(bur-liable poison),수용성 독물질(chemical shim) 등의 세 그룹이 있다. 제어재의 요건으로는, 중성자를 잘 흡수하고, 부식을 잘 일으키지 않으며, 제조하기 쉬워야 한다. 또한 열, 방사선, 냉각재에 대하여도 안정하여야 한다. 제어제로는 중성자 흡수 성질이 우수한 카드뮴(Cd), 붕소(B), 하프늄(Hf), 가돌리늄(Gd), 어비움(Er) 등이 주로 사용된다. 제어봉 물질로는 B, B4C, Cd, Ag-In-Cd, Hf, Ag-Hf, Ag-In-Hf등이, 가연성 독물질로는 Eu2O3, Er2O3, Gd2O3 등이, 수용성 독물질로는 붕산(H3BO3)용액이 주로 사용된다.

(5) 구조재(structural material)

원자로의 구조적 건전성 또는 구조건전성(structural integrity)을 유지하고 핵분열생성물이나 방사성물질이 원자로 밖으로 누출되는 것을 물리적으로 방지하기 위하여 다양한 형태 및 재료의 구조재가 사용되고 있다. 구조재 또는 구조재료라 함은, 원자로내부는 물론 원자로 1차 및 2차 계통을 이루고 있는 각종 기기, 부품을 구성하는 재료로 정의할 수 있겠다. 원자로 내부구조재가 갖추어야 할 특성은, 원자로형 및 용도에 따라 매우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낮은 중성자 흡수단면적, 높은 기계적 강도 및 연성, 높은 열적 안정성, 우수한 열전달 특성, 높은 고온 부식 저항성, 높은 방사선 조사손상저항성 등을 들 수 있다.

원자로의 주요 구조재로는 스테인리스강, 니켈합금(Inconel 등), 지르코늄합금(Zircaloy 등), 내면을 스테인리스강 등으로 피복한 탄소강/합금강 등이 사용된다. 원자로용기, 배관, 증기발생기 등 원자력시스템의 1차 및 2차 계통 주요 기기 및 부품에 사용되는 구조재에 대해서는 뒤에서 상세히 취급하기로 한다. 핵연료는 핵분열생성물이 냉각재로 방출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방지하기 위하여 금속이나 세라믹 형태의 피복재(cladding)로 둘러싸이게 하는데, 피복재로는. 지르코늄합금(Zircaloy 등), 스테인리스강, 알루미늄합금, 마그네슘합금, 베릴륨 등의 금속 또는 합금과 흑연, 탄화규소(SiC), BeO, MgO 등의 세라믹이 있다. 여기서 금속은 튜브형태로, 세라믹은 주로 코팅형태로 사용된다.

(6) 반사체(reflector) 및 차폐체(shielding material)

반사체는 중성자 누설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감속재와 같은 소재, 즉, 경수, 중수의 물, 산화베릴륨 및 흑연 등이 주로 이용되고 있다.

차폐체는 원자로 내에서 발생하는 강력한 방사선, 주로 감마선과 중성자선으로부터 인체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두꺼운 콘크리트 층을 핵심으로 하고, 주요 부분을 납이나 강철로 보강하는 경우가 많다.

2.2. 원자로의 종류

원자로(reactor)는 (1) 사용목적, (2) 이용하는 중성자의 속도, (3) 냉각재, 핵연료, 감속재 등 사용 소재의 종류 등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할 수 있다.

(1) 사용목적에 따른 분류

사용목적에 따라, 크게는 전기 생산을 위한 발전용 원자로 또는 발전로(Power reactor)와 연구, 재료시험, 동위원소 생산, 교육훈련 등을 위한 연구용 원자로 또는 연구로(research reactor) 등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기타, 지역 난방 등을 위한 열공급용 원자로(heating reactor), 선박, 잠수함 및 우주선의 추진 등을 위한 추진 동력로, 그리고 새로운 원자력 시스템의 개발 단계에서의 시험용 원자로로서, 실험로(experimental reactor), 원형로(Proto-type reactor), 실증로(demonstration reactor) 등이 있다.

(2) 이용 중성자 속도에 따른 분류

이용하는 중성자 에너지 영역에 따라 약 100 keV 이상의 고속중성자를 이용하는 고속로(fast reactor)와 약 1 eV 이하의 열중성자를 주로 이용하는 열중성자로(thermal reactor)로 대별된다. 현재 운전 중인 대부분의 원자로는 열중성자로이고, 원자로형에 중성자 에너지를 지칭하는 특별한 용어가 들어 있지 않은 것들은 모두 열중성자로로 간주해도 무방하다.

고속로는 핵분열 시 방출되는 중성자를 감속시키지 않고 그대로 이용하므로 감속재가 필요치 않다. 한편 중성자 에너지가 약 1 eV~10 keV 인 열외중성자(epi-thermal neutron)를 핵반응에 주로 이용하는 열외중성자로(epi-thermal reactor)도 있다. 이것은 열중성자로와 고속로의 중간적인 특성을 갖는다.

(3) 사용소재(냉각재, 핵연료, 감속재 등)에 따른 분류

발전로에서의 원자로형 명칭은 주로 냉각재, 핵연료 및 감속재의 종류에 따라 결정한다. 그 중에서도 냉각재가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 이는 냉각재의 종류 및 조건이 주어지면 그에 적합한 감속재나 핵연료 특성 등은 대체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냉각재 종류별로 노형을 구분하면 다음과 같다.

  1. 경수로(Light Water Reactor, LWR)
  2. 중수로(Heavy Water Reactor, HWR)
  3. 가스U각로(Gas Cooled Reactor, GCR)
  4. 액체금속로(Liquid Metal Reactor, LMR)
  5. 경수냉각 흑연감속로(Light-Water-Cooled Graphite-Moderated Reactor, LWGR)
  6. 기타, 증기발생중수감속로(Steam Generating HWR, SGHWR), 경수증식로(Light Water Breeder Reactor LWBR), 가스냉각고속증식로(Gas Cooled Fast Breeder Reactor GCFBR), 유기액냉각로(Organic Cooled Reactor, OCR), 용융염증식로(Molten Salt Breeder Reactor, MSBR) 등도 연구되고 있다.

여기서 경수를 냉각재로 사용하는 경수로(LWR)의 경우, 냉각재의 비등(boiling) 여부에 따라 압력을 주어(가압) 비등을 억제하는 가압경수로(Pressurized Water Reactor, PWR)와 비등을 허용하는 비등경수로(Boiling Water Reactor, BWR)로 구분된다. 또한, 사용하는 핵연료의 종류에 따라서는, 천연우라늄원자로, 저농축우라늄원자로, 고농축우라늄원자로, 플루토늄원자로, 혼합산화물핵연료원자로(mixed-oxide, MOX)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핵분열성 물질인 U-235가 0.72% 밖에 들어있지 않은 천연우라늄을 농축과정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는 천연우라늄원자로로는 캐나다가 개발하고 우리나라 월성에도 4기가 운전 중인 가압중수로(Pressurized Heavy Water Reactor, PHWR, 일명 CANDU)가 대표적이다. 저농축우라늄원자로에서는 핵연료 내의U-235를 5 % 이하로 농축하여 사용하는 원자로이며 현재 가동 중인 대부분의 발전용원자로는 이에 해당한다.

핵연료의 증식 또는 전환률에 의한 분류로는. 증식로(breeder reactor), 전환로(converter), 연소로(burner) 등이 있다. 한 개의 핵연료물질이 핵반응으로 소멸되는 동안 새로운 핵연료물질이 1개 이상 생기는 경우가 증식로, 1개 이하이면 소멸로라고 칭한다. 전환로는 핵연료의 소모율을 낮추려고 얼마간의 증식을 허용하는 연소로를 지칭한다. 연소로 중에서 핵무기 해체 등에서 나온 플루토늄을 연소하기 위해 특별히 고안된 원자로 등 전환률이 일반 원자로보다 특별히 낮은 소멸로를 별도로 구분하기도 한다. 감속재 종류에 따른 분류는 대부분이 냉각재와 감속재가 동일하므로 냉각재에 따른 분류와 유사하다. 예로 경수로, 중수로. 흑연감속로 등을 들 수 있다.

노심구성 또는 연료형태에 따라서는, 연료와 감속재를 분리하지 않고 균질하게 혼합시킨 연료의 노심을 구성하는 균질로(homogeneous reactor)와 따로 분리하여 노심을 구성하는 비균질로(heterogeneous reactor)로 구분할 수 있다. 균질로는 1960년대 이전 액체연료 등으로 연구되었으나, 현재 가동되는 모든 원자로는 비균질로에 해당한다. 또한, 노심전체를 압력용기(Pressure vessel) 안에 배치하는 압력용기형 원자로, 핵연료 다발 등만을 압력관(Pressure tube)으로 감싸는 압력관형 원자로가 있으며, 냉각재가 가득찬 수조(Pool) 안에 노심을 넣는 수조형 원자로(Pool-type reactor)가 있다. 수조 타입은 연구용 원자로에서 자주 볼 수 있다.

또한, 원자로의 용량 및 모듈화 여부에 따라서도 구분 가능하여, 경수로의 소형화 또는 대형화 뿐 만 아니라, 소형모듈형원자로(small modular reactor, SMR), 중소형원자로(Small and Medium size Reactor, SMR), 시스템모듈형원자로(System Modular Reactor, SMR)를 들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개발 중이고 2012년 표준설계 인허가를 획득한 스마트원자로(System Integrated Modular Advanced Reactor, SMART)도 여기에 속한다.

이상에서 살펴본 여러 형태의 원자로 중에서 현재 전기 등을 생산하며 상업 운전 중이거나 상업화 가능성이 큰 발전용 원자로에는, 가압경수로(PWR), 비등경수로(BWR), 가압중수로(PHWR) 경수냉각흑연감속로(LWGR), 마그녹스(MAGNOX), 개량가스로(AGR), 고온가스로(HTGR) 액체금속고속증식로(LMFBR) 등 8가지가 있다. 표 2는 이들 8개 원자로형에 대한 냉각재, 핵연료, 중성자에너지 등 핵심적인 특징을 요약하여 보여준다.

표 2. 발전용 원자로의 종류 및 주요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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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원자로 계통과 구조재료 개요

현재 가동 중이거나 건설, 계획 중인 발전용 원자로의 설계에서는 증기순환 및 변환 계통(steam-cycle conversion system)을 사용하고 있으며, 노심에서 발생된 열을 통해 증기를 발생시키고, 발생된 증기를 이용하여 전통적인 터빈발전기를 구동시컥 전기를 생산한다. 즉, 핵증기공급계통(nuclear steam supply system, NSSS)의 1차 계통과증기 및 동력변환계통의 2차 계통으로 구성된다.

각 계통의 주요 기기 및 부품에는 각각의 기능에 적합한 재료가 사용됨은 물론이고, 40년 이상의 수명 기간 중 고도의 건전성을 유지하도록 재료가 선정되어 사용된다. 재료의 신뢰성은 고온 환경에서 운전되는 원자로 계통의 열효율을 결정짓는 기본적 인자중 하나이기도 하므로 재료선정은 매우 중요하다. 참고로, 경수로(LWR)의 열효율은 대략 30% 정도인 반면에, 액체금속고속증식로(liquid metal fast breeder reactor,LMFBR)의 경우에는 약 40% 정도로 더 높다.

본 절에서는 주요 원자로형의 계통과 주요 특징 그리고 핵심 기기(component)의 구조재료에 대해서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여기서는 가압경수로(PWR)를 중심으로 하되, 비교를 위해 비등경수로(BWR)와 가압중수로를 포함한다. 또한 최근 중점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액체금속고속로(LMFBR)에 대해서도 간략 소개한다.

표 3은 두 가지 타입의 경수로와 액체금속로에서의 주요 기기와 사용 재료를 보여준다. 실제의 경우, 원자로 설계 및 사용재료는 같은 원자로형이라 하더라도 설계, 공급자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표에 제시된 재료 외에도 많은 후보재료가 있음을 고려하여야 한다.

표 3. 원자력발전 계통의 주요기기 및 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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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압경수로(PWR)

가압경수로(Pressurized water reactor, PWR)에는 노심과 연계된 1차 계통과 증기생성과 관련된 2차 계통이 있다. 1차 계통은 원자로, 원자로냉각재펌프, 증기발생기,가압기 및 냉각재배관으로 구성되는 원자로계통과 이 계통을 보조하는 보조계통으로구성된다 2차 계통은 증기발생기에서 생산된 증기를 이용하여 터빈-발전기를 구동시컥서 전기를 생산하고, 증기 생산에 필요한 물을 복수기를 거쳐 다시 증기발생기에 공급하는 계통이다.

원자로 압력용기는 스테인리스강으로 피복된 직경 약 4~5 m의 저합금강 철제 용기로, 여기에 장전된 약 2~5%의 저농축 우라늄(U-235) 핵연료의 핵분열에너지로 원자로냉각재가 약 320°C로 가열된다. 가압기는 약 320°C로 가열된 원자로냉각재를 액체 상태로 유지하기 위하여 원자로냉각재 압력을 약 158 kg/cm2로 높여 준다. 원자로에서 가열된 냉각재는 원자로냉각재펌프(reactor coolant pumP, RCP)에 의해 증기발생기로 들어간다. 원자로냉각재는 증기발생기 전열관인 U-튜브를 통과하면서 튜브 밖의 2차 계통수를 끓여 증기를 발생시킨다. 이러한 전형적인 가압경수로형 원자력발전소의 시스템개략도를 그림 3에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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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가압경수로(PWR) 발전시스템 개략도

증기발생기는 저합금강으로 만들어진 동체(shell) 내에 5,000개 이상의 Alloy 600 또는 690 (또는 Inconel 600, 690)이라 불리는 니켈합금 튜브가 탄소강판으로 만들어진지지대에 설치되어 있는 거대 열교환기이다. 가압경수로는 2~4개의 냉각재 회로(coolant looP)를 가지고 있으며, 각 회로 당 증기발생기 한 대와 1~2개의 순환용 원자로냉각재펌프(RCP)를 가지고 있다.

생성된 증기는 터빈발전기를 구동하는데 이용되며, 터빈과 복수기의 설계와 재료는 일반 화력발전소와 유사하다. 터빈 재료는 일반적으로 Cr-Mo계의 합금강이며, 복수기재료는 알루미늄 청동(Al-bronze), 스테인리스강, 큐프로니켈(cupronickel) 티타늄 등이 사용되나, 해수를 이용하여 냉각하는 경우는 해수에 대한 내식성이 매우 필요하므로티타늄, 슈퍼스테인리스강 등이 주로 사용된다.

1,000 MWe 급 가압경수로의 노심은 길이 약 3.7 m, 등축 지름 약 3.4 m이며, 지르칼로이(Zircaloy)라 불리는 지르코늄합금으로 피복이 되어있는 UO2 핵연료 집합체 190여개로 이루어져 있다. 가압경수로의 핵연료와 피복관의 무게는 비등경수로와 유사하지만, 핵연료 집합체의 수는 집합체 내의 핵연료봉 수 차이(가압경수로: 14 × 14 ~ 17 ×17, 비등경수로: 7 × 7 또는 8 × 8)로 인하여 1/3이다. 핵연료봉의 지름도 약 9.7 mm로써 비등경수로에 비하여 작다. 노심 출력은 각각 20개의 제어봉을 가지고 있는 대략50개의 상부 주입식 AgInCd 합금 또는 B4C 제어봉 집합체와 1차 측 냉각수 내의 용해화학물 및 붕산수로 조절된다. 제어봉은 원자로 기동 및 중단 시에 빠른 제어를 위하여사용되는 반면, 핵연료 소진 등과 같은 장기간의 반응도 변화를 제어하기 위해서는 붕산 농도 조정을 이용한다.

PWR은 전 세계 원자력 발전 용량의 약 65%를 차지하고 있다.

(2) 비등경수로(BWR)

비등경수로(boiling water reactor, BWR)는 원자로 노심에서 직접 증기를 발생시컥터빈으로 보내는 직접 순환형 방식을 채택한 경수로로, 가압경수로에 비해서 열효율은 높다. 또한 원자로 노심에서 냉각수를 비등시키므로 노심 압력도 약 1050 psig(75 기압)로 가압경수로 압력의 약 절반 정도이다. 압력이 적게 걸리므로 원자로 압력용기 두께도 PWR에 비해 얇고, 증기발생기가 필요 없으므로 다소 경제적이다. 그러나 냉각재로 사용하는 경수가 감속재 역할도 하므로 냉각수의 증기함유량에 따라 원자로가 자기제어 또는 반대로 자기촉매일 수도 있다. 따라서 원자로 설계에서는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사용재료는 PWR과 유사하나 스테인리스강 배관에서의 응력부식균열이 매우큰 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BWR이 없고 건설 계획도 없으므로 추가 기술은생략한다. 비교를 위해 비등경수로 개념도를 그림 4에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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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비등경수로(BWR) 발전시스템 개략도

(3) 가압중수로(PHWR)

가압중수로(Pressurized heavy water reactor, PHWR)는 캐나다에서 개발한 원자로로, 냉각재와 감속재로 중수(H2O2, 또는 D2O)를 사용하고 천연 우라늄을 핵연료로 사용하며 가동 중에도 연료를 교체할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보통 CANDU(CANadianDeuterium Uranium) 원자로라고 불린다.

중수는 중성자 감속능이 0.18 cm-1로 경수의 1.5 cm-1 보다 작다. 그러나 중수의 중성자 흡수단면적이 85 × 10-6 cm-1로 경수의 22×10-3 cm-1 보다 매우 작으므로, 중성자 감속비는 순수 중수의 경우는 경수보다 약 150배 이상 그리고 불순물로 경수를 0.2at% 함유한 중수의 경우는 약 30배 정도 크다. 따라서 중수를 감속재와 냉각재로 사용하면 천연 우라늄을 핵연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중수는 낮은 온도에서 중성자의 공명흡수단면적이 작으므로 중수의 온도를 낮게 유지하면 중성자 경제성이 크게 향상된다. 그러므로 중수로에서는 중수를 두 가지 목적으로 사용하면서도 경수로와는 다르게 냉각재와 감속재를 분리하여 순환시키고 있다. 즉, 감속재를 약 60°C 정도의 낮은온도로 유지하기 위해 냉각재순환계통과 분리하여 감속재는 칼란드리아관(calandriatube)이라고 하는 별도의 용기 내로 순환시키며 중성자를 효율적으로 감속시키고 있다.

중수를 감속재로 사용하면 연료에 대한 감속재의 비를 작게 할 수 있다. 즉, 출력밀도를 작게 그리고 노심을 크게 할 수 있으므로 경수로에서와 같이 노심을 밀집시킬 필요가 없다. 그러므로 핵반응 용기로 경수로에서와 같은 대형 압력용기 대신에 작은 압력관(Pressure tube)을 사용할 수가 있다. 그림 5는 가압중수로(PHWR) 발전시스템의 개략도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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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가압중수로(PHWR) 발전시스템의 개략도

약 12개의 핵연료 다발(fuel bundle)이 수평으로 누워있는 한 개의 압력관에 장착되며,압력관은 칼란드리아관 속에 위치한다. 이를 핵연료 채널(fuel channel)이라고 한다. 600 MWe급의 CANDU의 경우 길이가 약 6 m인 핵연료채널이 380개 있다. 중수로에서도 노심 구조재료는 열중성자흡수단면적이 적고 우수한 기계적 성질과 내식성이 요구되므로, 압력관 및 칼란드리아관에는 지르코늄합금을 사용한다. 압력관에는 Zr-2.5%Nb 합금이, 칼란드리관에는 Zirca1oy-2가 사용된다. 특히 압력관 재료에서는 가동 중 중성자조사, 크리프 변형, 수소화, 부식 등으로 인한 다양한 재료열화 및 손상이 나타나고있다.

(4) 액체금속고속증식로(LMFBR)

핵반응에서 열중성자를 이용하는 경수로 등에서와는 달리 고속중성자를 이용하는 원자로를 고속로라고 한다. 고속로는 핵연료 증식 특성이 있어서 우라늄자원의 효율적 이용 측면에서 개발되었다.

액체금속고속증식로(liquid metal fast breeder reactor, LMFBR)는 소듐, 납, 납-비스무스와 같은 액체금속을 냉각재로 사용함으로써 경수로에 비해 높은 100 KeV 이상의 에너지를 가진 고속중성자를 이용하여 핵분열반응을 일으킨다. 높은 에너지 영역에서는 중성자의 핵반응단면적이 현저히 감소하므로 고농축 핵연료가 필요하다.

고속로의 주요 핵분열물질은 Pu-239로 고속중성자에 의해 핵분열이 일어나는 경우,기존 경수로에서의 열중성자에 의한 U-235 핵분열반응에서 보다 훨씬 더 많은 중성자가 발생된다. 핵분열에 의해 생긴 여러 개의 중성자 중 한 개는 다시 핵분열을 일으키는데 사용되고 나머지 여분의 중성자 중 일부는 천연우라늄의 99.3%를 차지하고 있는비분열성 물질인 U-238에 포획되어 핵분열물질인 U-239로 변환시키는데 사용된다. 따라서 고속로에서는 기존 경수로 등 열중성자로에 비해 핵분열 시 발생하는 중성자가많아 소모된 Pu-239의 양보다 더욱 많은 양의 Pu-239를 U-238의 핵변환을 통해 생산하는 것, 즉 증식(breeding)이 가능하게 된다. 새로이 생긴 핵분열물질과 핵분열에소비된 분열성물질의 비인 증식비는 고속로에서 보통 1.2 정도이다.

고속증식로의 특징은 노심체적의 절반가량이 연료이고 나머지가 냉각재 및 노심구조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고에너지에서 분열단면적이 작기 때문으로 임계질량이 그만큼 커지는 것이다. 또한 농축연료가 비싸기 때문에 그만큼 경제성을 가지려면 출력밀도가 높아야 하고(1 kW/cm3 정도), 따라서 열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보통 액체금속을 사용한다.

고속증식로는 연료의 발열밀도가 높아 원자로 노심에서 많은 열을 발생시킨다. 그러므로 제열능력이 크고 화학적으로 안정한 액체금속인 소듐 등을 냉각재로 사용한다. 액체금속으로는 소듐, 납, 납-비스무스 등이 사용된다. 이 중 소듐을 사용한 소듐냉각고속로(sodium-cooled fast reactor, SFR)가 가장 우선순위로 평가되어 개발되고 있다. SFR에서는 소듐이 방사화 되기 때문에 환경으로의 방사화 물질 누출을 막기 위하여, 원자로 냉각계통과 터빈발전용 증기계통 사이에 중간열전달계통(intermediate heat transfersystem, IHTS)이 있으며 주 노심 냉각계통과 중간열전달계통은 모두 소듐을 사용한다. 고속증식로는 노심형태에 따라 크게 풀(Pool) 형과 루프(looP) 형이 있다. 풀 형은 중간열교환기와 순환펌프가 용기 내부에 설치되어 1차 계통 배관이 필요 없게 된다. 이들은 서로 장단점이 있다.

액체금속고속로 운전조건은 노심온도가 약 600~650°C이고. 출구온도가 약 500~550°C이며, 핵연료 피복재에서 등 노심부근의 고속중성자 조사손상량(dose)은 수십에서 수백dpa로 가압경수로의 수 dpa 보다 매우 높다. 그러나 PWR에서와 같이 높은 압력이 걸리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사용하는 구조재료는 오스테나이트 스테인리스강이 주를 이룬다. 피복재로는 오스테나이트 스테인리스강을 사용하였으나 중성자조사에 의한 스웰링(swelling) 현상으로 9-12%의 Cr을 함유한 마르텐사이트계 스테인리스강인 페라이트마르텐사이트 강(ferritic martensitic steel FMS 또는 FM 강) 또는 더 나아가 산화물분산강화(oxide dispersion strengthened, ODS) 강으로 대체되고 있다. 용기 및 배관 등에는 Type 316 등의 오스테나이트 스테인리스강이, 중간열교환기, 배관, 증기발생기 등에는 modified 9Cr-1Mo 등 Cr-Mo강의 FMS가 후보재료이다.

(5) 제4세대 원자로(Gen-IV reactors)

기존 원자력발전소보다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키고 경제성 또한 향상시킬 수있는 새로운 개념의 원자로가 국제공동으로 선정되어 설계, 개발되고 있다. 이 새로운개념의 설계는 기존 3세대에서 진보된 모델로 분류하여 제4세대(Generation IV,Gen-IV)로 명명되었으며, 2030~2040년경에 상업로 건설을 목표로 차세대 원자력에너지 시스템에 대해 정부, 산업체 및 연구기관이 망라된 범세계적 연구협력위원회가 조직되어 각 분야별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10개국으로 구성된 그룹과 유라톰(Euratom)은 공동으로 제4세대원자로 기술목표의 달성을 위해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국제포럼인 GIF(theGeneration IV International Forum)가 결성되었고, GIF는 원자력 안전성, 폐기물 관리, 핵확산 저항성 및 대중 수용성을 만족시키면서 가격 경쟁력과 신뢰성을 두루 갖춘미래형 원자력시스템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GIF는 제4세대 원자력시스템의 후보로 6개 노형을 선정했다. 이를 알파벳 순서로 나열하면 표 4와 같다. 최종 선정된 여섯 노형들 가운데 용융염원자로(MSR)의 경우 주 선도국가가 결정되지 않아 추후 제외되었다.

표 4. Gen-Iv 원자력시스템의 6개 후보 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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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세대 원자로는 다음과 같은 기술적 성취를 목표로 하고 있다.

  1. Gen IV 원자력시스템은 범세계적 에너지의 장기적 생산과 청정 대기 목표를 충족시키기 위한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공급한다.
  2. 원자력폐기물을 최소화하고, 관리가 가능하며 미래에 장기적으로 관리하는데 드는부담을 줄이고, 이로부터 대중 보건 및 환경 보존성을 개선한다.
  3. 핵무기 전용이 가능한 물질로서 매력이 없다는 확신을 증가시키도록 한다.
  4. 탁월한 안전성과 신뢰성을 갖는다.
  5. 원자로 노심의 손상 가능성 및 정도가 매우 낮도록 한다.
  6. 부지 밖(off-site)의 응급 대응 필요성을 배제시킨다.
  7.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 명확한 수명 주기 비용을 갖는다.
  8. 다른 에너지 프로젝트와 비슷한 수준의 재정적 위험도(risk)를 갖는다.

제4세대 원자로는 기존의 상용 원자로들에 비하여 원자로 출구온도가 200°C에서600°C 이상 더 높고, 고속로 핵연료 피복관의 경우 중성자 조사손상 정도도 10배 이상(250 dpa 수준까지)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제 4세대 원자로 주요 부품의 소재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높은 온도와 중성자 조사 환경 하에서 예상 설계수명 60년 이상 충분히 안전하게 견딜 수 있어야 한다. 그것에 더해서 액체 소듐 혹은 기체 헬륨파의 양립성도 충분히 확보되어야 한다.

최종 선정된 여섯 개의 제4세대 노형들 가운데 우리나라는 소듐냉각고속로(SFR)와 초고온가스로(VHTR)에 참여하고 있다. 소듐냉각고속로의 경우 1차 측 출구온도는 520°C로서 상용 원자로보다 200°C 이상 더 높은 온도에서 가동되고 핵연료 피복관의 경우중성자 조사량은 경수로에 비해서 10배 이상 더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극한 환경에 장기간 건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소재이어야 하고 현재로서는 12%크롬을 함유하고 있는 HT-9 강 등 FMS를 사용가능한 후보소재로 보고 있다. 이는 단지 1960년대에 미국의 실험로 EBR II의 핵연료 피복관으로 적용해 본 결과 노내 성능이 검증되었다는 결과에 근거한 것이다. 지금 고려하고 있는 제4세대 원자로에서는 경제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그보다 더 높은 원자로 출구온도와 가혹한 운전조건을 예상하고 있으므로 더욱 우수한 소재를 확보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 그 이후에 개발된 내열강 소재들인 페라이트 마르텐사이트 강(ferritic martensitic steel, FMS 또는 FM강)들(Grade 91 강, Grade 92 강 등)이 고려되고 있고 또한 훨씬 더 우수한 내열특성과 중성자 조사저항성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는 산화물분산강화(oxide dispersionstrengthened, ODS) 합금도 적극 검토되어 개발되고 있다. 특히 고속로 핵연료 피복관 소재로 적용하기 위한 ODS 합금 개발은 일본, 프랑스, 인도 등에서 매우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초고온가스로(VHTR)는 수소생산에 필요한 높은 열원을 공급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하는 출구온도 950°C 이상급 시스템의 기반기술 구축을 장기목표로 하는 것과 공정열공급을 목표로 하는 출구온도 750~850°C급 실증 시스템 건설을 단기목표로 하는 두 가지 트랙 형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950°C 이상급 초고온가스로(VHTR) 압력용기에는 Grade91 FMS, 노심 반사체에는 원자력급 흑연(nuclear grade graphite), 제어봉 가이드에는세라믹 복합체 그리고 중간열교환기와 고온 배관에는 니켈기 초내열 합금(Alloy 617, Haynes 230 혹은 Hastelloy XR) 등이 후보소재이다. 이 소재들의 개량, 개발과 그에따른 신뢰성 있는 고온물성 확보 그리고 설계코드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수소생산 시스템용 탄탈룸(Ta) 합금, glass lining, Fe-Si 합금, SiC, 니켈기 합금 등부식 저항성소재의 개발도 함께 수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들 개발 소재들을 이용한해당 부품의 제작을 위해서 이들 소재의 접합 및 체결 기술 개발도 함께 수행되어야 한다. 표 5는 제4세대 원자력시스템의 가동조건과 후보소재를 종합하여 보여준다. 후보노심재료에서 상당부분 공통점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그림 6는 제1세대에서부터제4세대까지의 원자력시스템 개념 변천 이력을 종합하여 보여준다.

표 5. 제4세대 원자력시스템 가동조건 및 후보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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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세대별 원자력발전 시스템 개념의 변천 이력

(6) 핵융합로

개발이 추진되고 있는 핵융합로는 중수소와 삼중수소 반응(D-T반응)을이용하는것 이다. 핵융합반응을 위해서는 약 1억 °C 이상의 매우 높은 플라즈마 온도가 필요하고D-T반응에서 나오는 14.1 MeV의 고속중성자에 의한 조사손상을 견딜 수 있는 재료가문제이다.

그림 7는 핵융합로 발전시스템의 개념도를 보여준다. 발전용 핵융합로도 노심계통, 열교환계통, 발전계통으로 구성된다. 핵융합반응이 일어나는 노심계통은 플라즈마노심부. 플라즈마 가열장치, 연료주입장치 그리고 연료회수장치 등으로 구성된다. 이중에서 플라즈마 노심부는 플라즈마를 가두어 핵융합을 일으키는 장치로 막대한 에너지를 방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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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 핵융합로 발전시스템의 개념도

핵응합로는 핵융합을 일으키는 플라즈마를 저장용기 벽에서 격리시컥야 하는데, 격리방밉으로 자장밀폐 방식과 관성밀폐 방식이 있다. 자장밀폐 방식은 초전도자석 등을 이용하여 강력한 자기장으로 플라즈마를 가두는 방식으로, 저장용기의 형태에 따라 토카마크(Tokamak)형과 미러(mirror)형 등으로 구분된다. 관성밀폐 방식은 관성에 의해서수 밀리미터 정도의 소형 핵융합연료를 초고압으로 압축해 내부폭발을 유도함으로서핵융합을 일으키고, 반작용을 이용하여 플라즈마를 순간적으로 가두는 방식으로 강력한펄스 레이저 빔을 이용한다. 이렇게 얻은 핵융합에너지를 각각 자기핵융합에너지(magnetic fusion energy, MFE) 그리고 관성핵융합에너지(inertial fusion energy)라고 한다.

핵융합로의 주요 부품은 플라즈마 대면체, 블랑켓 구조체, 증식재, 차폐체 및 초전도체등이 있으며, 다양한 운전은도 스펙트럼의 개념에 따라 블랑켓 구조재는 FM 강(FMS), 산화물분산강화(ODS) 강, 바나듐(V) 합금 및 SiCf/SiC 복합체가 고려되고 있으며,플라즈마 대면재로는 Be, W 및 C/C 복합체가 고려되고 있고, W 합금이 가장 유력한후보소재로 꼽히고 있다. 증식재는 세라믹 Li 화합물과 액체 Li계 금속이 고려되고있으며, 초전도 자석은 Nb-Sn계와 고온초전도 세라믹이 고려되고 있다

인용정보

본 내용은 가동원전 재료열화 대처 연구 및 원자력 신소재개발에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한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재료연구부 소속 홍준화 박사님의 저서 “원자력재료” 중 일부를 발췌 및 정리한 것입니다. 본 내용을 인용하시려면 다음의 서지사항을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Document ID: d20150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