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모사의 필요성

기존의 조사손상 평가기술은 원자력발전의 역사만큼 오랜 동안 개발되어왔으며, 현재의 기술수준은 원자로 발전소의 안전성 확보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 상용로의 압력용기재료는 가동 중에 중성자의 조사로 인하여 항복강도의 증가, 연성의 감소와 같은 기계적 성질의 열화 현상을 보이게 된다. 따라서 가동되는 원자력발전소의 건전성 확보 및 안전운전을 위하여 원자로의 취화현상을 주기적으로 파악하는 감시시험을 법적으로 수행하게 되어 있다. 이러한 감시시험을 위해서는 방사선차폐를 한 특수시험시설이 필요하고, 많은 시험 비용이 소요되며, 시험에 관계하는 종사자들은 방사선 안전관리를 위하여 세심한 주의를 하여야 한다. 이러한 실험에 의한 조사취화 평가는 사용성 면에서 큰 문제가 없으나, 정확한 조사취화기구에 대해서 분석하기 어렵고, 수명연장 또는 미래형 원자로 재료의 조사취화 정도를 예측하기에는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재료의 기초물성과 방사선에 의한 조사조건 즉, 중성자 조사량, 조사율 및 온도로부터 전산모사기술을 이용하여 조사손상에 의한 기계적 특성 변화를 파악하기 위한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조사결함의 생성, 성장 및 기계적 특성 변화를 시간과 공간 단위로 나누어 단계적으로 모사하므로 이를 multiscale modeling에 의한 조사손상 평가기술로 부른다. 일반적인 단일 전산모사를 통한 재료 분석은 특정 현상에 대한 이론적인 설명을 위하여 단위 크기와 시간을 설정하고, 컴퓨터를 이용하여 분석하고 평가하는 반면, multiscale modeling에서는 이러한 각 분야의 접근방법을 체계적으로 통합함으로써, 조사로 인하여 재료에서 발생하는 기계적 특성, 미세구조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 multiscale modeling에 의한 전산모사기술은 재료의 조사손상 평가 이외에도 일반적인 재료, 생물, 유체역학, continuum mechanics 등에도 활용되고 있다.전산모사에 의한 조사손상평가는 아직 개발과정에 있으며, 실험에 의한 평가와 병행하여 개발되고 있다. 아직까지 컴퓨팅 파워의 부족과 이론적 모델링의 한계로 인하여 추가적인 연구 및 개발이 계속되고 있으며, 개발된 코드의 검증 및 확인을 위하여서도 실험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 그림 1에 조사손상 분야에서 multiscale modeling에 대한 간단한 구조를 요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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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조사손상 전산모사기술의 구성과 실험기술과의 관계 (from B. D. Wirth’s presentation)

현재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에서 multiscale modeling에 대하여 많은 연구결과를 생산하고 있으며, 국내 원자력 분야에서도 원자력연구소를 중심으로 도입, 개발, 적용을 진행하고 있다.

Multiscale modeling의 종류

(1) Ab initio(제일 원리 계산법)

재료의 특성을 전자 단위까지 계산하여 그 특성을 얻어내는 전산 모사 기법으로 많은 계산 요구량으로 인하여, 매우 짧은 시간, 매우 적은 원자 수에서만 응용이 가능한 기법이다. 이 계산을 통하여 분자동력학(molecular dynamics) 및 KMC(kinetic Monte Carlo) 기법에서 필요한 interatomic potential을 제공하고, 조사결함의 생성, 확산, 소멸 등에 필요한 에너지의 계산을 수행한다. 원자단위의 계산을 기초로 하기에 다른 기법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높은 신뢰성을 가지고 있다. Vienna 대학의 G. Kresse가 개발한 VASP (Vienna Ab-initio Simulation Package), 스페인의 SIESTA 등이 유명한 코드이다.

(2) 분자동력학(MD, molecular dynamics)

Interatomic potential을 기반으로 재료 내 원자의 이동 및 에너지를 계산할 수 있는 방법으로, 매우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한 전산모사 방법이다. 1960년 George Vineyard[1]가 최초로 시도하였으며 radiation damage에 적용은 1984년 Finnis와 Sinclair[2]의 α-iron에 대한 interatomic potential의 개발과 함께 본격화 되었다. 조사손상 분야에서 주된 사용처는 다음과 같다.

대표적인 MD 결과인 초기 손상 분야에 대한 대표적인 계산 결과를 그림 2에 나타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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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Fe의 초기손상 계산 (PKA=5.3 keV, T=290°C, box size=40×40×40, 검은색-interstitial, 흰색-vacancy)

미국의 주요연구기관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전산시스템을 보유하고 있고, MDCASK를 개발한 Lawrence Livermore National Laboratory, Fe에서 초기조사결함 생성에 관한 많은 연구를 수행하였고 최근에는 전위와 조사결함의 상호작용에 관하여 많은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Oak Ridge National Laboratory, 전위와 조사결함의 상호작용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UC Berkeley 대학등이 유명하다.

유럽은 프랑스 USTL의 C. S. Becquart와 EDF의 C. Domain이 DYMOKA라는 MD 코드를 사용하여 Fe-Cu에서 Cu의 거동 및 Fe에서의 조사결함 거동을 분석하였고, 전력업계 및 학계의 연구 인력을 모아 PERFORM60 프로젝트를 통하여 multiscale modeling을 통한 원자력 분야 조사손상 전산모사 응용 프로그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 Metropolis/Kinetic Monte Carlo

MD의 계산 환경으로는 장시간 계속되는 조사 및 그동안 발생하는 조사결함의 성장, 미세구조의 변화를 모사할 수 없기 때문에, Monte Carlo 방법을 이용하여야 한다. Monte Carlo 방법은 원래 Manhattan project에서 핵분열성 재료의 중성자 확산을 연구하기 위하여 von Neumann, Ulam과 Metropolis에 의하여 개발되었고, 금속의 radiation damage에 대한 적용은 Doran에 의하여 최초로 시도 되었다. Monte Carlo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radiation damage로 인한 결함의 이동 및 성장 거동은 Metropolis 방법이나 Kinetic Monte Carlo를 적용하고 있다. MD에서 구한 결함의 확산, 분리 및 반응에 대한 활성화에너지를 이용하여 결함의 시간에 따른 거동을 단순화하고 이를 추적함으로써 미세구조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LLNL에서 개발한 BIGMAC과 EDF에서 개발한 LAKIMOCA 등이 유명한 코드이나, 계의 특성에 대하여 다양한 변수가 필요하기에 대형화/상용화된 코드는 아직까지 널리 보급되지는 않았다.

응용 범위로는,

그림 3은 순수 Fe의 저온 전자 조사후 온도 상승을 하면서 회복시킬 때, 결함의 농도 분포를 KMC로 계산한 결과로 온도 효과에 대한 전산모사가 잘 이뤄짐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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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극저온에서 전자조사된 순수 Fe의 isochronal annealing에 따른 조사 결함의 변화

(4) 전위동력학(Dislocation Dynamics)

재료의 기계적 성질과 가장 밀접한 관련을 지니는 전위는 재료 내에서 높은 밀도로 존재하고 다양한 상호작용을 하게 된다. 재료 결정 내에 대량의 전위를 모델링하여 도입하고, 각각의 전위 이동을 계산함으로써, 재료의 조사경화현상과 연성-취성의 천이온도 상승 현상 및 조사재의 소성변형에서 나타나는 미세조직을 통한 변형기구를 검증에 사용될 수 있다. 현재 수준의 코드는 아직까지 개발 단계로써 재료의 소성변형과정에서 전위가 계속 증식되어 계산량이 증가할 경우, 파단까지의 응력-변위 곡선을 쉽게 얻지 못하는 단점이 있고, 결정의 크기, 결정립계 설정 등에 변수를 처리하는데 한계가 있다. 하지만, 다양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으며, 컴퓨팅 파워의 증가로 그 활용 범위가 증대되고 있다.

주요 연구 내용으로는,

연구 그룹별로 일반적으로 자체 코드를 개발하여 사용하고 이다. 미국에서는 LLNL의 Tomas Diaz de la Rubia 주도하에 PARADIS 코드를 개발하였으며, V. Bulatov가 실무를 담당하며, WSU와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fcc 및 bcc에서의 모사가 가능하나, 계산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여, 단결정의 의 변형에 한하여 적용하고, 그 이상의 크기는 NIKE3D를 사용하여 유한요소법에 의한 모사를 이용한다. 프랑스에서는 CNRS/ONERA의 B. Devincre와 L. P. Kubin 및 CNRS/GPM2의 M. Fivel이 일반 재료의 기계적 특성과 관련한 DD 모사를 위한 코드를 개발하여 연구를 수행중이며, EDF 주관으로 PERFECT 및 PERFORM이라는 EU 공동 project에서 DD를 포함하여 현용 원자로 재료를 대상으로 한 코드를 개발/적용하고 있다.그림 4은 전위동력학을 이용한 온도별 전위 분포를 보여주는 예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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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Nb에서 고온과 저온에서의 인장 후 전위 구조.

참고문헌

  1. Gibson, J. B et al. Phys. Rev., Vol. 120, 1960, p. 1229.
  2. M. W. Finnis et al. Phil. Mag. A, Vol. 50, 1984, p. 45.
Document ID: d20150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