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연구진이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한 나노분말 제조 기술이 러시아에서 2008년 한 해 등록된 전체 특허 중 3위에 선정돼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양명승) 원자력재료연구부 이창규 박사팀은 러시아 전기물리연구소(Institute of Electrophysics)와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한 ‘전자빔을 이용한 알루미나(Al2O3), 지르코니아(ZrO2) 세라믹 나노분말 제조 및 자기펄스압축법을 이용한 실형상 성형 기술‘이 러시아 정부가 최근 선정한 2008년 100대 특허 중 3위에 선정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번에 러시아 특허 3위로 선정된 기술은 펄스 전자빔 가속기로 생성된 전자빔을 좁은 면적에 집중 조사, 목표 금속을 증발 응축시킴으로써 10 나노미터(㎚) 안팎의 균일한 크기를 갖는 고순도 나노 분말을 제조할 수 있는 기술과, 이렇게 제조한 나노분말을 동적 성형(dynamic compaction)의 일종인 자기펄스압축법을 이용해서 균일한 나노 구조와 높은 밀도를 유지하면서도 원하는 형상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술이다.
- 전자빔 가속기 : 전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하는 장치로, 전자총 음극을 섭씨 2,800도의 고온으로 가열해서 발생한 전자에 전압을 가해서 높은 운동 에너지를 갖는 전자빔을 얻는 장치다. 전자빔의 에너지를 이용하면 물질의 구조를 바꾸고 유해한 미생물을 사멸시키거나 원하는 화학반응이 선택적으로 일어나게 할 수 있다.
- 자기펄스압축법 : 전자석에서 발생하는 전자기 펄스를 이용, 매우 짧은 시간(수~수십 마이크로초) 동안 매우 높은 압력(수 GPa)을 가해 물질을 원하는 형태로 성형할 수 있는 기술
이 기술은 과학기술부(현 교육과학기술부) 특정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지난 2003년부터 러시아 전기물리연구소와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한 것이다. 러시아가 앞선 펄스 전자빔 장치 제작 기술과, 한국이 장점을 가진 전자시스템기술 및 나노분말 제조 기술이 결합된 것으로, 펄스 증폭장치와 좁은 영역에 빔을 집중 조사할 수 있는 빔 정렬 장치 등은 러시아에서 제작하고, 전자 구동장치, 분말 제조 장치 및 특성 평가 연구는 국내에서 수행해서 기술을 완성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러시아 전기물리연구소와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세계최초로 고체상 타겟을 이용하는 전자빔 장치를 설계 및 제작 완료하고 나노분말 제조까지 마쳤다. 이 기술은 에너지 효율이 뛰어나 저 에너지 공정으로 고순도의 분말을 제조할 수 있어 경제성이 뛰어날 뿐 아니라, 나노분말의 우수성을 유지하면서도 복잡한 조성을 손쉽게 만들 수 있어 초미세 구조부품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창규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재료연구부 책임연구원은 “개발된 기술을 이용하면 고강도, 고인성, 초정밀, 초소형 재료 개발이 가능해 경량화 부품, 전자기 부품, 반도체, 광학, 촉매재료 등에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며 “현재 이를 활용해서 연료전지 음극소재 제조 기술 개발과, 고기능 고정밀 동적분말 성형 응용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