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냉각로(gas cooled reactor, GCR)는 헬륨(He) 또는 이산화탄소(CO2)와 같은 기체를 냉각재로 사용하는 원자로이다. 가스냉각로 중 초고온가스로(very high temperature reactor, VHTR)는 제4세대 원자력시스템 중 하나로 안전성과 경제성을 높이 평가받고 있으며 대형 수소생산 및 공정열 공급을 목적으로 하지만, 약 1000℃의 높은 온도에서 운전되어야 하기 때문에 안전성 측면에서 주요 구조재료의 건전성이 가장 핵심 사항이다.

본 절에서는 가스냉각로 중에서 고온가스로와 수소생산과도 연계된 초고온가스로를 중심으로 재료관련 부분을 살펴보도록 한다.

1. 가스냉각로 변천 및 개괄

세계 최초의 원자력발전소로서 가스냉각로인 Calder Hall 원자로가 1956년 영국에서 제작에 착수하였다. 이 가스로는 이산화탄소(CO2)를 냉각재로, 흑연(graphite)을 감속재로, 그리고 천연우라늄 핵연료를 사용한 가스로이다. 이후, 1960년대에는 마그녹스(magnesium no oxidation, Magnox) 타입의 가스냉각로가 영국에서 28기 건설되었고, 프랑스, 일본, 이태리에서도 건설되었다.

가스(기체)를 냉각재로 사용할 경우, 취급이 편리하고, 열중성자단면적이 작으며, 비등의 위험이 없고, 높은 온도를 낼 수 있다. 그러므로 가스냉각로는 노심압력을 가하지 않아도 고온상태에서 운전할 수 있으며, 냉각재상실사고가 일어나더라도 노심이 용융되는 대형사고로는 발전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기체는 고체에 비하여 밀도가 작아서 열전달 능력이 크게 떨어지므로 노심의 열을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많은 열전달 면적이 필요하게 된다. 따라서 대 용량의 냉각재 순환펌프가 필요하게 되며, 가스로에서는 생산발전량의 8~20%를 펌프구동에 사용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단점은 냉각재의 온도를 높여 열효율을 개선시킴으로서 극복할 수 있다. 또한 가스냉각로에서는 냉각재인 기체의 냉각능력이 낮기 때문에 노심의 열출력 밀도를 6W/cc 이하로 유지한다(PWR은 약 100W/cc). 그리고 가스냉각로에서는 기체의 밀도가 작아서 감속능력이 떨어지므로 흑연(graphite)을 감속재로 사용한다.

초기 가스로에서는 연료피복재로 Mg 합금을 사용하였다. Mg 합금은 융점이 640oC 정도로 낮아 고온에서는 강도가 떨어지므로 냉각재 출구온도를 360℃ 이하로 제한하여 열효율이 낮았다. 이후 피복재로 고온강도와 내식성이 우수한 스테인리스강을 사용하여 냉각재 온도를 높인 개량 가스냉각로(advanced gas cooled reactor, AGR)가 1970년대에 개발되었다.

초기의 가스냉각로로는 전술한 마그녹스(Magnox)가 있고, 개량 가스냉각로로는 AGR이 있다. 이들 초기 가스로 및 개량가스로(AGR)는 모두 냉각재로 이산화탄소(CO2) 가스를 사용하였다. 그러나 CO2는 노심에서 방사화 되어 방사선준위를 높이는 커다란 문제점을 갖게 되었다. 이들의 방사화는 16O가 (n, p) 반응에 의해 16N으로 변환되는 것과, 냉각재에 유입되는 14N과 40Ar이 (n, p)와 (n, γ) 반응에 의해 14C와 41Ar로 핵변환되어 방사화되는 것이 있다. 여기서 41Ar과 16N은 반감기가 각각 111분과 7.5초에 불과하여 영향이 적으나, 14C는 반감기가 5568년으로 냉각재의 방사능 준위를 높이는데 결정적인역할을 한다.

한편, 열효율을 높이려면 냉각재 온도를 높여야 한다. 그러나 CO2 가스는 625℃ 이상에서 감속재로 사용하는 흑연과 활발히 반응하여 CO 가스를 생성하므로 흑연의 소모가 크게 된다. 그러므로 더욱 더 냉각재 온도를 높인 고온가스로에서는 냉각재로 CO2가스를 사용하지 않고 안정한 불활성가스인 헬륨(He)을 사용한다. 다른 불활성가스인 아르곤(Ar)은 저렴한 이점은 있으나 (n, γ) 반응으로 41Ar로 방사화되므로 사용하지 않는다.

냉각재로 헬륨(He)가스를 사용하는 고온가스로(high temperature gas-cooled reactor, HTGR)의 역사는 Magnox 타입의 가스로와는 별도로 1950년대에 3개의 원형로(prototypes)로부터 시작한다. Peach Bottom(미국), AVR(독일), Dragon(영국)이 이에 해당한다. 고온가스로 개발 목적은 700~950℃의 높은 온도에서 가동하여 열효율을 높이는 것이었다. 높은 온도이기 때문에 냉각재로 헬륨가스를 사용하며, 핵분열생성물을 가두어 둘 수 있는 미세 세라믹 피복 핵연료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한 감속재로 흑연을 사용하는데, 고온가스로는 700℃ 이상에서 운전하므로 흑연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Wigner 에너지가 축적되지도 않는다. 여기서 Wigner 에너지란, 흑연이 저온에서 중성자에 장시간 조사될 때, 결정격자가 바뀌면서 축적되는 에너지를 말하며, 축적된 에너지는 흑연의 균열을 초래하기도 하고 과도할 경우 폭발적 에너지방출도 야기할 수 있다.

고온가스로에서는 출구온도가 750950℃ 이며 개량 가스로보다 더욱 고온에서 견뎌야 하고 핵연료의 연소온도를 높여야 하므로 안정한 피복입자 연료를 사용한다. 이 연료는 온도상승에 따라 강도가 증가하는 초열탄소 또는 열분해탄소(pyrolytic carbon, PyC)와 탄화규소(SiC)로 핵연료핵(kernel)을 피복한 것이다. 이는 우라늄, 토륨 혹은 플루토늄의 구형 산화물 핵연료핵에 핵분열생성물의 차단과 내열을 위하여 PyC, SiC, PyC를 삼중으로 세라믹을 코팅한 피복입자연료로 직경이 1mm 정도이다. 이와 같은 3중 세라믹 미세피복입자연료를 TRISO 연료(TRi-ISOtropic coated fuel)라고 한다. 삼중 코팅된 피복층이 핵분열에서 발생하는 대부부분의 핵분열생성물을 차단하여 외부로 누설되는 방사선량이 매우 적다. 실제로 1600℃에서 수백시간 운전 시험한 결과도 외부 누설 방사선량은 전체 핵분열 방사능의 10-6 이하로 보고되고 있다. TRISO 기반의 핵연료는 구조특성상 핵분열생성물의 누설량이 극히 낮아 안전성이 높고 핵확산에 대한 저항성이 크다. 또한 고온가스로는 노심이 크므로 원자로의 고유 안전성이 높다. 이는 노심의 열출력밀도가 26MW/m3으로 경수로의 수 %에 불과하므로 노심온도의 변화가 어떤 경우라도 완만하며, 노심온도가 고온으로 상승하더라도 세라믹으로 피복된 피복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피복재와 구조물이 용융되지 않고, 노심이 용융되는 중대 노심사고로 진행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림 1은 3중 코팅된 TRISO 핵연료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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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3중 코팅된 TRISO 핵연료

고온가스로는 연료의 형태에 따라 페블(pebble)형과 블록(block)형으로 구분된다.

페블형은 TRISO 핵연료 입자를 구형으로 뭉친 다음 열분해탄소(PyC)로 다시 한 번 피복한 형태의 핵연료를 사용한다. 이 연료는 직경이 약 6cm이고, 모양이 자갈(pebble)과 같다고 하여 페블형이라고 한 것이며, 페블 연료 또는 페블-베드(pebble-bed) 연료라고 한다. 반면, 블록형은 코팅한 TRISO 입자를 분필 모양의 컴펙트(compact)로 성형한 후 이것을 육각형의 흑연 블록에 넣은 핵연료를 사용한다. 이 핵연료는 프리즘(prism) 연료라고 부른다.

페블형의 예로는 1962년 영국에서 건설한 Dragon, 독일의 AVR, THTR이 있으나 이들은 모두 폐쇄되었다. 운전 중이거나 건설 중인 페블형 고온가소로로는 중국에서 2000년 초임계를 달성한 HTR-10과 건설 중인 가스터빈을 장착한 80MW급의 상용로 HTR-PM이 있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의 헬륨가스 터빈 직접발전 방식의 상용발전소 PBMR(Pebble Bed Modular Reactor)이 있다. 그러나 PBMR은 2010년 경제위기로 중단되었다.

블록형 또는 프리즘형으로는 1967년 미국에서 건설한 Peach Bottom-1이 최초의 것이다. 이후, 미국에서는 Fort St. Vrain(FSV)에 열출력 842MWt, 전기출력 330MWe의원형로를 1981년 가동하였으나 헬륨순환펌프 밀봉부(seal)에서의 증기누설로 반응도가 증가되어 트립(trip)되는 사고가 자주 발생하였고 잦은 고장과 보수, 개량과 연관된 경제성 이유로 1989년 폐쇄되었다. 미국 General Atomics사는 헬륨가스터빈 직접발전 방식의 GT-MHR을 개발하고 구 소련의 핵무기 플루토늄을 연료로 사용하는 발전소 건설을 추진하는 프로젝트로 추진하였다. GT-MHR은 미국에서 추진 중인 NGNP(new generation nuclear plant) 프로그램의 참조원자로(reference reactor)이기도 하다. 또한 일본에도 1998년 초임계를 달성한 30 MWt, 냉각재온도 750~950℃의 블록형 고온실험로인 HTTR(high temperature test reactor)이 있다. 일본은 2010년 초에 50일 동안 출구온도 950oC의 운전을 달성한 경험이 있고, 황-요오드(Sulfur-Iodine) 공정을 이용한 수소생산 시설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2020년대 prototype 원형로를 건설하고, 2030년에 수소생산 상용로(GTHTR 300C, 600MWth)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상의 고온가스로는 냉각재의 고온을 전기 생산의 발전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분야에 활용하는 다목적의 기능을 갖는다. 석탄의 기체화 및 액화처리, 제철소에서의 철광석 환원처리 그리고 수소생산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특히 수소생산을 위해서는 냉각재 출구온도를 950℃ 이상으로 올려야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으므로 출구온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상은 가스로 중에서도 열중성자를 사용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고속중성자를 이용하는 가스로도 있다. 가스냉각고속로(gas-cooled fast reactor, GFR)로 Gen-IV 6개 노형 중 하나로도 선정되어 있다. 이것은 고속중성자 스펙트럼을 이용하면서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자 한 개념이다. 핵연료로 안전성이 뛰어난 미세 피복입자연료와 냉각재로 불활성기체인 헬륨을 이용하고 플루토늄 증식이 가능토록 한 고속로 개념이다. 고속스펙트럼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그 환경에 잘 견딜 수 있는 노심용 구조재료가 가장문제이다. 현재 검토되고 있는 후보재료로는 12Cr-1Mo-0.5W-0.3V 강인 HT-9 및 개량의 페라이트 마르텐사이트 강(FM 강 또는 FMS)과 Zr, Mo, Nb, V, Ti 등 조합의 합금 등이 있다. 그러나 GFR은 아직 실험로도 건설된 경험이 없다. 프랑스는 20~50MW급의 가스고속실험로인 ETDR(experimental technology demonstration reactor)을 추진 중이다.

흔히 가스로는 출구온도에 따라 분류한다. 출구온도가 600℃ 전후를 가스로, 750℃ 이상을 고온가스로(high temperature gas-cooled reactor, HTGR), 그리고 약 950℃ 이상을 초고온가스로(very high temperature reactor, VHTR)로 분류한다. 열효율 측면에서는 가스로가 약 30%, 개량가스로가 약 40%이며, 고온가스로는 약 40~50%, 초고온가스로는 그 이상이다.

고온가스로에서 출구온도를 더욱 높인 가스로가 초고온가스로(VHTR)이다. VHTR은 제4세대원자력시스템국제포럼(Gen-IV international forum, GIF)에서 선정한 6개Gen-IV 원자력시스템 중에서도 안전성과 경제성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Gen-IV 에서는 수소생산에 적합한 원자력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으로 출구온도 목표치는 1000℃이다. 수소생산과도 연계되어 우리나라를 포함한 가장 많은 13개 국가가 참여하여 소듐냉각고속로(SFR)와 함께 활발히 개발 중인 원자로이다. 그림 2는 원자력 수소생산 시스템인 Gen-IV 초고온가스로의 개요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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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원자력 수소생산 시스템 Gen-IV 초고온가스로 개요도그림

2. 초고온가스로의 특성 및 계통 구성

초고온가스로(VHTR)는 출구온도를 950℃ 이상으로 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고온가스로(HTGR)와 기본적으로 동일하다. 전술한 바와 같이 초고온가스로는 기존 상용 경수로들과 비교하여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제4세대 원자로 노형 개념 중 하나로 전기생산과 더불어 고온의 냉각재를 이용하여 수소 대량 생산 및 공정열 공급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노심 내 헬륨의 온도가 약 950℃ 이상의 높은 온도 조건에서 운전되는 열중성자로이다. Gen-IV VHTR에서는 수소생산에 적합한 출구온도 1000℃를 목표로 피동안전개념을 채택한 경제성과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원자력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초고온가스로는 전술하였듯이 핵연료의 형태에 따라 PMR(prismatic modular reactor: 블록형 원자로)형과 PBR(pebble bed reactor: 페블베드형 원자로)형으로 분류되며, 각각의 개략적인 특성과 계통 구성은 다음과 같다.

블록형인 PMR형 초고온가스로는 TRISO 핵연료입자를 성형하여 원형기둥의 핵연료 컴팩트를 만들고, 이 핵연료 컴팩트를 성형된 육각기둥 모양의 흑연블록 내의 핵연료채널에 넣어 핵연료집합체로 사용하는 원자로이다.

PMR형 고온가스로의 하나인 GT-MHR의 계통 개요도는 그림 3과 같다. GT-MHR은 미국 General Atomics 사가 개발한 열출력 600MWt의 블록형 가스로로 출구온도는 850℃이다, GT-MHR은 고온의 헬륨을 생산하는 원자로계통, 가스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동력변환계통, 그리고 이들 사이를 연결하는 고온덕트(cross-vessel, CV)의 3 부분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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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블록형 GT-MHR의 계통 개요도

원자로압력용기는 그림 4에서 보는 바와 같이 경수로 용기에 비하여 매우 커서 직경 약 7.6m, 높이 약 24m, 두께 약 22cm이다. 재료는 FMS(ferritic martensitic steel)인 modified 9Cr-1Mo 강이다. 원자로용기 내에서 냉각재의 유로를 조정하여 고온의 헬륨가스가 원자로용기와 직접 접촉하지 않으며, 정상 운전 시 압력용기 벽면의 온도는 약 440℃를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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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초고온가스로와 경수로의 원자로압력용기 크기 비교

원자로용기와 동력변환장치를 연결하는 연결용기는 고온덕트(cross-vessel)라고 부르는 동축 이중배관(coaxial cylinder) 구조이다. 원자로에서 나오는 고온의 헬륨가스가 동축 배관의 안쪽에서 동력변환장치로 흐르고, 에너지 전달 후 온도가 낮아진 헬륨은 바깥 배관을 통해 원자로용기로 들어간다. 안쪽 배관의 내면에는 세라믹섬유(ceramic fiber)로 만들어진 절연체를 설치하여 벽면이 고온의 헬륨과 직접 접촉하지 않도록 하며 동시에 열손실도 막아준다.

수소생산을 위한 열 공급이 목적인 경우에는, 동력변환장치 대신에 중간열교환기 (intermediate heat exchanger, IHX)가 설치되어 수소생산 플랜트로 열을 전달한다. 중간열교환기의 전열기는 고온의 헬륨에 직접 노출되어야 하므로 건전성 확보 관점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이며 약 1000℃의 높은 온도에 견딜 수 있는 고온재료의 확보가 관건이다.

동력변환계통은 PBMR과 같이 직접 사이클을 구현할 수 있도록 터빈, 압축기, 복열기, 예비냉각기, 중간냉각기 및 발전기로 구성된다. 하지만 GT-MHR은 계통 배치에서 분산형의 PBMR과는 달리 일체형 동력변환계통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PMR형 고온가스로 역시 동력변환계통을 PBR형 고온가스로와 동일한 계통을 이용하였기 때문에 이를 통하여 고온가스로의 열적 효율성을 높이고 또한 필요로 하는 발전소 기기들에 대한 요구를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고온가스로는 내부의 온도가 900℃ 이상으로 올라가므로 노심 내에는 금속재료를 사용할 수가 없으며 따라서 반사체 등 원자로 내부구조물은 모두 흑연(graphite)으로 제작한다. 흑연은 용접이 불가능하고 볼트 등의 체결장치도 사용할 수가 없어 블록형태로 제조 후 키(key)를 사용하여 적층, 조립한다. 이러한 구조는 필연적으로 복잡한 동적해석과 함께 실험을 통한 검증을 필요로 한다. 특히 지진 시에 적층된 연료블록과 반사체 블록의 이동으로 인한 유로의 왜곡이나 제어봉 유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또한 정상운전 중에도 중성자 조사와 열팽창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흑연블록의 변형과 물성변화를 고려하여야 한다.

구조설계에 사용되는 기술기준은 ASME III, Subsection NH를 기본으로 하고 보다 고온영역의 설계에 확장 적용하기 위한 코드화작업(codification)이 진행 중이다. 또한 중간열교환기 등에 필요한 고온재료의 개발과 고온재료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확보가 매우 필요하다.

페블형인 PBR형은 8,000~15,000개의 TRISO 삼중피복입자 핵연료를 흑연과 섞어 구형으로 만들어 핵연료집합체로 사용하는 원자로이다. PBR형 고온가스로의 하나인 PBMR의 계통 개요도는 그림 5와 같다. PBMR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추진되고 있는(2010년 경제적 이유로 중단) 전력생산 목적의 400MWt 페블형 고온가스로로 원자로 출구온도는 900℃이다. 노심과 이를 둘러싸고 있는 원자로 용기의 원자로계통, 노심에서 발생한 열출력을 전기출력으로 전환시켜 주는 동력변환계통(power conversion unit, PCU), 그리고 원자로용기와 동력변환계통을 고온관 및 저온관으로 연결하여 냉각재 유로를 형성해 주는 배관계통의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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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페블형 PBMR의 계통 개요도

원자로용기는 직경 약 6.5m, 높이 약 30m, 두께 약 18cm 의 대형 구조물로 재료는 경수로 압력용기재료와 동일한 규격이지만 등급은 다른 고강도의 SA 508 Gr.3, Cl.2이다. 경수로 압력용기 등에는 SA 508 Gr.3, Cl.1을 사용한다. 상세한 조성 등 재료규격 등은 탄소강 및 저합금강에서 표 1을 참고하기 바란다.

동력변환계통은 터빈, 압축기, 복열기(recuperator), 예비냉각기(pre-cooler), 중간냉각기(inter-cooler) 및 발전기로 구성된다. 이들 PBMR 내 계통들은 유로를 따라 분산되어 위치하는 분산형 동력변환계통을 이용한다. 이러한 형태는 일체형 계통과 비교할 때 구성 기기에 대한 유지 및 보수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유로가 길어짐으로 인해 필요로 하는 배관도 길어져 부가적인 냉각이 필요하다는 단점도 있다.

노심 상부로 유입된 헬륨 냉각재는 노심 하부로 이동하면서 핵분열로부터 발생한 열을 제거하고, 하부 출구를 지나 고온관을 통하여 동력변환계통으로 이동한다. 동력변환계통으로 유입된 헬륨은 터빈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고 복열기, 예비냉각기, 저압 압축기, 중간냉각기, 고압 압축기를 거쳐 다시 저온관과 냉각재 상향유로를 통해 노심 내 핵연료영역 상부 플래넘으로 이동한다. 이들 구성기기 및 유로로 구성되는 직접 Brayton 사이클을 통하여 고온가스로의 열적 효율성을 높이고 또한 필요로 하는 발전소 기기들에 대한 요구를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PBMR의 설계 특징은 ASME III, Subsection NB를 기본으로 하는 기존 상용발전로 건설에 사용하는 기술기준을 그대로 준용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압력경계 페라이트(ferrite)계 금속재료 구조물의 온도를 371℃(700℉)이하로 유지하여야 하므로 필요한 경우 별도의 냉각장치를 추가로 사용한다. 헬륨가스의 노심 출구온도는 900℃이지만 정상운전 시 원자로용기의 온도는 별도의 RPVCS(reactor pressure vessel conditioning system)을 설치하여 300℃ 이하로 유지한다. RPVCS는 원자로용기와 노심배럴(barrel)사이에 비교적 저온의 가스를 순환시켜 압력용기의 온도를 낮추고 균일한 온도분포를 갖도록 한다.

원자로 용기 내부의 대부분의 공간은 페블 핵연료와 흑연 반사체가 차지하고 있다. 핵연료 페블은 원자로 상단에서 3개의 장전구를 통해 투입되고 하단에 있는 3개의 방출구를 통해 추출된다.

그림 6은 블록형과 페블형의 특징을 그림으로 비교하여 보여준다. 여기에는 초고온가스로의 경제성 및 안전성 측면에서의 특징도 포함되어 있다. 또한 표 1은 현재가동 중이거나 계획 중인 주요 고온가스로의 특성을 가압경수로와 비교하여 보여주는 종합 표이다. 이상에서 살펴보았듯이, 초고온가스로는 900℃ 이상의 고온에서 운전되기 때문에 고온 상태에서의 원자로 내 구성 기기들과 핵연료의 재료적인 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이 안전성 확보 측면에서 가장 핵심적인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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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초고온가스로의 특징

표 1. 고온가스로와 PWR의 특성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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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초고온가스로 후보재료

3.1. 초고온가스로 설계 시의 재료요건

초고온가스로에 설치되는 기기 및 구조물들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적절한 사용재료와 운전조건에 적합한 신뢰성 있는 설계기준이 적용되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원자로 설계기술기준인 전력산업기술기준(KEPIC)에는 고온가스로 및 초고온가스로를 위한 설계기준이 없다.

전 세계 범용으로 활용 중인 미국의 ASME 코드에서는 고온가스로에서 1등급 기기의 설계를 위한 ASME Code Sec. III, Subsection NH가 제정되어 있으나, 아직 적용 가능한 소재가 한정되어 있고 최대 적용온도도 초고온가스로 설계온도인 100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페라이트 강의 경우 371℃(700℉) 이하, 오스테나이트 스테인리스강과 고 니켈합금의 경우 427℃(800℉) 이하). Subsection NH는 기존 경수로 구조물 설계 기술기준인 ASME Code Sec. III, Subsection NB의 원자로 수명기간 동안의 비탄성 변형률 제한요건뿐만 아니라 크리프-피로손상과 고온 좌굴요건이 추가된다. 최근 ASME에서는 고온가스로 및 초고온가스로의 설계에 필요한 기술기준을 제정하여 ASME Sec. III, Division 5에 ‘High Temperature Reactors, Rules for Construction of Nuclear Facility Components’로 등재하였다.

프랑스는 액체금속로를 건설한 경험과 설계기준을 바탕으로 한 RCC-MR 코드를 사용하고 있다. RCC-MR의 기본적인 개념은 ASME Code Subsection NH와 유사하지만 ASME보다 피로와 크리프-피로 설계해석이 좀 더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ASME와 RCC-MR 코드는 설계를 위한 것인데 반하여 R5는 영국에서 크리프와 크리프-피로 균열성장을 포함한 고온거동을 평가하기 위해 개발한 것으로 설계를 위한 코드라기보다는 고온구조물 잔류수명 해석을 위한 절차서이다. R5는 참조응력법을 기반으로 하여 수명예측을 수행하고 있다. R5의 주요 목적은 결함이 있거나 없는 경우의 각각에 대하여 크리프 파단에 의한 파괴가 발생하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3.2. 초고온가스로용 후보 구조재료

고온가스로에 적용하기 위한 재료는 고온에서 장시간 사용되므로 미세구조의 안정성, 고온 기계적 성질(인장강도, 크리프, 피로, 크리프-피로, 파괴특성 등), 기체와 금속과의 상호작용, 마모, 수소와 삼중수소의 흡착성, 중성자 조사 저항성, 고온 헬륨에 포함된 불순물에 의한 고온산화를 포함한 부식성질 등이 우수하여야 한다. 기존 고온에서 사용되던 상용재료를 고온가스로 환경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미량 첨가원소를 조절하거나 고온 성질들이 우수하도록 조성을 최적화한 개량 재료를 개발하는 것으로 대별할 수 있다. 이러한 재료의 개발에는 제조의 용이성, 용접성 등이 중요한 고려인자이다.

고온가스로 주요 기기, 구조물 구조재료의 사용조건과 요구되는 성질을 표 2에 나타내었다. 이 표는 일본 HTTR 경우의 예이다. 이들 조건을 만족시키는 구조재료로서는 압력용기의 경우는 저합금강이나 Cr-Mo 강, 열교환기(IHX 등) 및 고온배관(Duct등)에는 Ni기 초합금(superalloy)인 Alloy 617, Hastelloy XR, Haynes 230, 그리고 제어봉에는 Hastelloy-X와 Alloy 800H 등이 고려되고 있다. 표 3은 초고온가스로 후보 구조재료의 화학조성을, 그림 7은 초고온가스로의 주요 부품 및 후보소재를 그림으로 보여준다.

표 2. 주요 구조물 구조재료의 사용조건 및 요구 성질 (HTTR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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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3. 초고온가스로 후보 구조재료의 화학조성(w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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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 초고온가스로의 주요 부품 및 후보소재

3.2.1. 압력용기

고온가스로의 정상가동 하에서 압력용기의 온도는 500℃이지만 사고 시에는 530℃이상까지 온도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원자로 압력용기에는 경수로에서 사용하고 있는 저합금강이 거론되지만 고온특성이 좋지 않기 때문에 고온에서의 사용이 371℃까지로 제한되므로 이 재료를 사용하려면 추가적인 냉각시스템이 필요하다. 고온에서 사용을 위해서는 저합금강 대신 고온강도가 우수한 Cr-Mo 강이 거론되고 있고 일본 HTTR의 경우 2¼Cr-1Mo(A387 Gr. 22 Cl. 2) 강을 사용한 바 있다. 2¼Cr-1Mo 강은 석유화학 플랜트 등의 화공기기용 구조재료와 발전용 보일러로서 장시간 사용실적이 많기 때문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HTTR의 압력용기가 받는 온도는 약 400℃이다. 이온도 영역에서는 페라이트계 재료는 자기확산, 고용원자 및 불순물 원자의 확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재료의 열적안정성에 기인하는 재료의 변화 즉 강도와 인성의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9Cr-Mo 합금은 고온강도, 고온 내산화성, 내 부식성, 낮은 열팽창계수, 높은 열전도도 때문에 고온에서 사용재료로 주목받았지만 크리프 파단강도가 낮기 때문에 주로 599℃ 이하의 온도에서 사용되었다. 크리프 강도를 향상시키기 위하여 기존의 9Cr-1Mo강에 V, Nb, N을 첨가하고 C의 함량을 낮춘 Modified 9Cr-1Mo 강이 초고온가스로의 원자로 압력용기 재료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HT-9이라 불리는 12Cr-1Mo강도 고려되고 있다.

한편 초고온가스로 압력용기의 온도가 경수로의 경우보다 그다지 높지 않기 때문에 별도의 열차폐 및 냉각장치를 설치할 경우 기존의 경수로 원자로압력용기로 사용하는 Mn-Mo-Ni계의 저합금강인 SA 508, SA 533 등을 사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림 4에서 보듯이 (초)고온가스로의 원자로 압력용기는 경수로에 비해 크기가 몇 배 이상 크다. 따라서 9Cr-Mo 또는 12Cr-Mo 계열의 페라이트 마르텐사이트 강(FMS)과 같은 고온 고강도 재료를 사용함으로서 두께를 줄여 무게를 줄이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 경우 후판 FMS에 대한 용접특성과 중성자 조사취화 저항성을 확인하고 검토하여야 한다.

3.2.2. 중간열교환기, 고온가스배관, 노내구조물

열교환기, 고온배관 등에 요구되는 성질은 헬륨 분위기에서 내 고온 크리프 성질 및 고온내식성 등이다. 다른 고온가스로에서는 Alloy-800H가 사용되고 있지만 이 경우 사용온도가 760℃ 이하이기 때문에 더욱 고온을 위해서 Hastelloy-XR, Alloy 617, Haynes 230 등 니켈기 초합금(superalloy)이 사용되고 있거나 고려중이다.

Hastelloy-X는 약 22% Cr, 18% Fe를 갖는 니켈기 초합금으로 Cr-Fe-Mo로 고용강화 시켜 고온에서 고강도가 요구되는 곳에서 사용경험이 많은 재료이다. 고온에서 장시간 사용 시 금속간화합물(intermetallic compound)을 형성하여 충격성질이 저하된다. 고온 산화조건에서의 요구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하여 기존의 Hastelloy X를 개량한 Hastelloy XR를 일본에서 개발하였다. Hastelloy-XR은 Hastelloy-X를 기본으로 Si를 최적화, Al, Ti을 저감화하여 내식성을 개선하였고, Co를 감소시켜 방사화를 저감시키고, B를 40~70ppm 첨가하여 크리프 파단강도를 향상시킨 것이다.

Alloy 617(Inconel 617)은 약 22% Cr, 13% Co, 10% Mo 등을 첨가한 Ni-Cr-Co-Mo계의 고용강화 니켈기 초합금으로 980℃ 이상에서도 고온강도, 산화, 부식에 우수한 성질을 나타내는데 미세구조와 석출은 열적 기계적 이력과 미량원소인 Si, Mn, Ti, Al, B, Zr, N, C 등에 영향을 받게 된다.

Haynes 230은 약 22% Cr, 14% W, 2% Mo을 갖는 Ni-Cr-W-Mo계 니켈기 초합금으로 1149℃까지 사용가능한 고온 성질이 아주 우수한 재료로서 낮은 열팽창계수, 높은 열적안정성, 높은 결정립 성장 저항성 등이 장점이다.

HTTR은 950℃가 최고 사용온도이지만 더욱 고온에서의 사용목적을 위해서 Ni-Cr-W계의 합금인 SSS113MA (23Cr-18W-0.45Ti-0.035Zr) 및 KSN (15Cr-25W-0.26Ti-0.029Zr-0.72Fe)이 개발되고 있다. 이러한 합금은 Hastelloy-XR의 크리프 강도가 950℃, 5×104 시간에서 9 MPa인 반면 Ni-Cr-W계 합금은 1000℃, 5×104 시간에서 9.8MPa을 목표로 하고 있다.

표 4는 중간열교환기 후보재료의 고온 기계적 성질과 공칭 화학조성을 비교하여 보여준다. ASME Code Sec. VIII에 등재된 8가지 종류의 고온재료에 대한 898℃ (1650oF)에서의 허용응력(allowable stress) 값과 최소 기계적 성질 값 그리고 공칭 화학조성을 비교할 수 있다. 또한 그림 8은 ASME Sec. VIII에 제시된 이들 고온재료에 대한 온도에 따른 허용응력 값을 보여주는 그림이다. 단지 Alloy 617만이 982℃(1800oF)까지의 허용응력 값이 제시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림에서 보듯이 Alloy 617이 최고의 설계온도(982℃)를 갖는다. 그러므로 Alloy 617이 최우선의 후보재료로 고려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그러나 설계온도 하나만으로 재료선택의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해당온도에서의 허용설계응력을 고려하여야 한다. 또한 허용설계응력은 단지 100,000시간(약 11년)의 크리프수명에 기초를 두고 결정된 것으로, 실제 후보재료 선정 시에는, 허용설계응력 이외에도 사용 구조물에 걸리는 압력(내압 등), 기계적 성질, 열적 성질(열팽창, 열전도도), 고온산화 등 고온 부식 성질, 제조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

표 4. 중간열교환기 후보재료의 고온 기계적 성질 및 공칭 화학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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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8. 중간열교환기 후보 고온재료에 대한 ASME 코드 허용응력

기계적 특성 중에서는 특히 3차 크리프 영역에서의 평가, 크리프-피로 상호작용 모델링, 900℃까지 크리프 거동 및 예측 등이 요구되며, 고온 열화거동 평가는 산화에 따른 표면반응 거동과 장기간 안정성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초고온가스로에 사용될 중간열교환기 형태는 헬륨냉각재의 열교환 성능 향상을 위해 수 mm 크기의 미세채널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경우 냉각채널의 벽두께도 mm 정도로 얇아질 것이므로 초고온가스로의 운전조건에서 산화로 인한 두께 감소 및 크리프변형이 주요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손상이 장기간 누적되는 경우 구조건전성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이들 손상기구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예측이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헬륨냉각재에는 수에서 수십 ppm 정도의 H2, CO, CO2, CH4, H2O 등의 불순물가스가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어, 온도 및 불순물 성분에 따라 니켈기 초합금에서는 산화, 탈탄, 침탄 등과 같은 고온산화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고온가스로가 1000℃ 이상의 온도에서 가동될 때 상기의 금속재료는 사용이 제한되고 탄화규소, 질화규소 등의 세라믹재료가 벌크나 표면 코팅된 형태로의 사용이 검토되고 있다.

3.2.3. 제어봉

제어봉 피복관 재료에 요구되는 특성은 내열성, 조사손상 저항성, 고온내식성 등이다. 후보재료로는 Hastelloy-X, Alloy-800H 등이 있다. 현재 부식침투 깊이가 Hastelloy-X보다 우수한 Alloy-800H가 일본의 HTTR에 사용되고 있다.

Hastelloy-X는 높은 중성자 조사조건 (1025 n/㎡) 하에서 58Ni(n, γ)56Fe, 59Ni(n, α)56Fe 반응에 의해서 헬륨(He)이 생성되고 높은 온도의 중성자 조사에 의해서 연성저하가 현저히 발생한다. 반면 철(Fe)계인 Alloy-800은 중성자 조사취화 저항 특성이 Hastelloy-X 보다 우수하다고 보고되고 있다. 제어봉 피복관은 중성자흡수체인 보론탄화물, B4C와 직접 접촉하므로 양립성이 문제가 된다. 10B(n, α)7Li가 B4C/C와 피복관과의 양립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여기서 Alloy 800H는 고온 크리프강도 향상을 위해 탄소의 함량을 약간 높인 Alloy 800의 개량합금이다. Alloy 800은 3035% Ni, 1923% Cr을 함유한 오스테나이트계 철합금으로 고온강도와 산화, 탄화, 고온부식 등에 우수한 고온재료이다. C, Ti, Al 등은 시효동안에 석출반응을 통해 기계적 성질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900℃ 이상의 고온에서는 TiC가 가장 안정한 탄화물이고, 600℃ 근방에서는 M23C6 탄화물이 주를 이루며, γ′ 상은 Ti과 Al의 양이 0.6% 이상 함유한 합금에서 석출한다. 이들 외에 σ 상(FeCr)과 G 상 (Ni16Ti6Si7)이 관찰되지만 이들이 기계적 성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한편 제어봉 등 노심구조물 후보소재로 SiC/SiC 그리고 C/C 복합체가 고려되고 있다. C/C 복합체는 1000℃ 이하에서 낮은 조사손상량(~10dpa) 환경에서 우수한특성을 나타내지만, 그 이상의 조건에서는 조사에 의한 치수변화가 크게 발생한다. 반면 SiC/SiC 복합체는 고온 조사거동은 매우 우수하지만, 장기간 크리프 특성과 내환경 특성에 관한 자료가 부족한 실정이다. 세라믹복합체는 일반적으로 고온특성과 조사저항성이 우수하나, 제조기술, 표준화된 시험평가법, 비파괴검사법 그리고 설계기술기준 등에 대한 정보 및 기술이 매우 부족하다.

3.3. 수소생산 SI 공정 관련 초내식 재료

초고온 환경에서 원자력을 이용하여 전력을 생산하고, 아울러 초고온의 열에너지를 이용하여 수소를 대규모로 생산함으로서, 수소경제를 견인하고, 또한 선점하고자 하는 연구가 미국, 일본 등의 선진국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은 2005년에 전력과 수소생산을 연계한 초고온가스로 NGNP(next generation nuclear plant) 프로그램에 착수하여 하여 2021년 실증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복합적인 요인(예, 초고온 환경에서 견딜 수 있는 재료 이슈 등)에 의해 초고온가스로의 설계온도를 낮추어 750~850℃의 가동온도에서 발생하는 열을 다양한 공정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과, 보다 중장기적으로 950℃ 급에서 물 분해를 통해 수소생산을 하려는 다른 방안 두 가지로 추진하고 있다.

그림 9는 GA에서 제안한 NGNP 구성도이다. 초고온로 내부에서 가열된 헬륨가스(냉각재)는 전력변환 계통을 거쳐 중간열교환기(intermediate heat exchanger, IHX)에서 2차측 헬륨가스와 열교환을 한다. 열교환된 헬륨은 다시 한 번 공정열교환기(process heat exchanger, PHE)를 거쳐 열교환을 한다. PHE에서 열을 잃은 헬륨가스는 다시 IHX로 이동하며 순환한다. 한편 PHE에서 헬륨으로부터 열을 얻은 매체는 수소생산을 하는데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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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9. NGNP 수소생산 초고온가스로 구성도

한편 초기 초고온로에서 가열된 1차 측 헬륨가스는 일부가 IHX에서 열교환을 하지만 일부는 전력생산을 하는데 사용된다. 이렇게 생산된 전기는 상용화된 전력으로 이용될 수 있으며, 일부는 고온전기분해를 위한 전원으로 이용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수소생산을 하는 다양한 방법 중, 고온전기분해와 황-요오드(sulfur-iodine, SI) 공정, hybrid sulfur 공정 등을 고려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HTTR(high temperature test reactor)을 이용하여, 2010년 950℃에서 50일간 운전을 한 경험을 했고, 또한 950℃에서 SI 공정을 이용하여, 수소생산을 실증한 바 있다. 2015년에는 수소생산 규모를 시간당 1000 평방미터로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 이로써, 2020년대 수소생산 상업화 달성의 목표를 세웠다. 또한 최근 자료에 따르면, Tokyo의 Narita 공항과 Haneda 공항에서 시내 중심부까지 hydrogen highway project를 세워 수소를 이용한 교통시스템을 갖출 계획을 갖고 있다. 일본은 수소생산 방법을 SI 공정에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비하면, 프랑스는 원자력 에너지를 이용하여 수소생산을 하고자 하는 연구를 위해 미국의 GA와 공동으로 SI 공정 실증 및 개발에 연구를 진행해 왔으나, 최근 고속로와 이를 통한 핵연료의 재처리에 대한 연구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청정에너지원인 수소 경제의 필요성에 따라, 초고온 원자로에서의 초고온열을 이용한 수소생산에 대한 연구의 일환으로 NHDD(nuclear hydrogen develop ment and demonstration) 프로젝트가 2004년 시작되었다. 2026년 수소생산을 할 수 있는 초고온로 실증을 완료하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초고온가스로에 대한 설계, 핵심기술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며, 아울러, 수소생산 관련하여, 요소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고온전기분해와 SI(sulfur iodine) 공정, hybrid sulfur 공정 등 다양한 수소생산 방법이 있다. SI 공정이 수소생산효율과 대용량화에 있어서 우수하나, 기술적으로 해결해야할 과제들이 많다. 고온전기분해 방법은 효율과 기술의 성숙도 면에서는 우수하나 세라믹으로 구성되는 전극의 특성상 대용량화가 어렵고, 수소와 산소에 노출되는 전극의 내구성도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Hybrid sulfur 공정은 효율 면에서는 우수하지만, 대형화와 기술적인 측면이 어렵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우리나라에서도 고려중인 SI 공정에 대해서만 살펴본다.

SI 공정이 다른 방법에 비해 비교 우위가 있지만 고온, 고농도의 황산, 요오드산의 혹독한 부식 환경에서, 촉매, 분젠반응, 전기투석 등의 복잡한 공정을 통해 산소와 수소를 생산해야 한다.

그림 10의 좌측은 요오드산에서 수소를 떼어내고, 나머지 요오드는 분젠반응기로 와서 물과 반응하여 다시 요오드산이 된다. 우측은 황산이 약 832℃ (상압 기준, 고압시 온도 상승)가 넘는 온도에서 삼산화황, 이산화황으로 분해되면서 산소를 발생시키고, 분젠반응기에서 다시 물과 만나서 황산이 된다. 이렇게 결국 물에서 수소와 산소가 생기는 반응이 일어난다. 여기서 분젠반응은 발열반응이지만, 황산분해, 요오드산 분해는 흡열반응이다. 따라서 온도가 증가할수록 그 효율은 증가한다. 이 중 황산분해는 특히 고온에서 일어나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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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0. SI 공정 흐름도 및 총괄 반응식

SI 공정은 1980년대 GA에서 처음 제안한 공정이며, 일본에서 실증하여 수소를 생산한 바 있다. 대형화와 수소생산효율은 우수하지만 고온, 고농도의 강 산성에서 일어나는 반응이므로 반응용기에서의 재료부식이 중요한 문제이다.

고온 요오드산에서는 Ta이 내부식 후보재료이다. 그러나 Ta은 매우 고가이므로 클래딩 방법의 검토도 필요하다. 황산분해 반응용기로 상용의 귀금속, 내화금속, 초합금, 탄화규소 등에 대한 고온, 고농도 황산에서의 부식시험 결과, 대부분의 금속재료는 사용할 수 없을 정도의 큰 부식속도를 나타냈고, 귀금속 중 오직 금만이 우수한 내부식 특성을 보여 주었다. 분해가스에서 보다는 비등황산(고온, 고농도의 액상 황산)에서 부식이 훨씬 심각하였다. 현재까지의 실험결과에 의하면, 황산에서의 내부식 후보재료는 금(Au)과 탄화규소(sintered SiC, reaction bonded SiC)이다. 그러나 이들은 비교적 단기간에는 우수한 성질을 보이지만 고온 장시간 부식 환경에서는 재료강도가 급격히 저하된다는 보고도 있다. 그러므로 SI 공정용 황산분해 반응용기 초내식 재료를 위해서는 SiC를 개선하거나 신소재의 개발이 매우 필요하다. 최적의 재료는 내부식성이 확보되면서, 가공성이 좋아야 하며, 열전도도가 우수해야 하고, 또한 가격 경쟁력도 있어야한다.

한편 공정열교환기는 삼산화황 가스를 이산화황과 산소로 분해시키기 위해 중간열교 환기 계통의 열에너지를 황산분해공정에 공급하는 열교환기이다. 따라서 이 열교환기 재료도 약 850920℃의 초고온과 2040bar의 차압을 견디고 부식성이 매우 큰 황산가스에 대한 내식성이 요구된다. 일반적으로 탄화규소 등 세라믹 코팅을 이용한다. 그러나 코팅 시에는 고온에서 금속모재와 코팅층간의 열팽창계수 차이에 의한 코팅 층손상도 고려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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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내용은 가동원전 재료열화 대처 연구 및 원자력 신소재개발에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한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재료연구부 소속 홍준화 박사님의 저서 “원자력재료” 중 일부를 발췌 및 정리한 것입니다. 본 내용을 인용하시려면 다음의 서지사항을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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